이탈리아에서 결혼생활이 깨지는 사례가 전례없이 급증하고 있다.
아들의 결혼생활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시어머니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과거 '결혼의 요새'로 불릴만큼 가정생활이 중시됐으나 요즘은 4분에 1쌍꼴로 이혼한다고 에우레스 연구소가 밝혔다.
지난 2002년 이혼건수는 5만828건으로 2000년보다 45% 증가했다. 너무 젊어서 결혼하고, 돈 문제로 싸우고, 새로운 연인이 등장하는 등의 이혼사유가 있지만 10건 중 3건은 어머니와 찰떡처럼 지내는 '마마보이'에게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권이 강한 이탈리아에서는 '앞치마에 매달린 아들'이라는 뜻의 '맘모니(mammoni)'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30-40대가 됐는데도 부모집에 얹혀 사는 남성도 흔하다.
이런 아들이 결혼하면 시어머니는 함께 또는 이웃해 살면서 아들 부부의 일에 끼어들고, 며느리를 흠잡고, 성인의 아들을 어린애처럼 대하며 부부관계에 긴장을 조성한다.
심리학자인 안나마리아 카사네세는 "어머니의 사랑이 과도한 사례가 이탈리아에는 아직도 많다. 이는 우리 사회구조에 깊이 내재된 라틴족의 기질"이라면서 이에 환멸을 느끼는 며느리를 수없이 접한다고 말했다.
카사네세에 따르면 이런 극단적인 어머니는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 나이 먹기를 거부하면서 며느리를 라이벌로 여기는 경우.
카사네세는 "아들의 결혼식에서 우는 어머니를 보게 되는데, 기뻐서 우는게 아니라 아들이 다른 여자를 선택하면서 받게된 질투심 등의 복잡한 감정 때문에 망연자실해서 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둘째는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가족에 바치고 보상을 바라는 부류이다.
이런 어머니는 아들 집에서 요리, 다림질, 육아 등 허드렛일을 대신해준다. 처음에는 '침략'하는 수준이지만 서서히 집안을 장악하면서 며느리를 주변으로 밀어낸다는 것.
카사네세는 "처음에는 도움이 되던 것도 나중에는 장롱을 들여다보고 '시어머니식'으로 다림질되지 않은 셔츠를 꺼내거나, 부엌을 독점하는 등의 노골적인 방해로 발전한다"면서 "며느리는 자신의 집에서 이방인이 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아들의 아파트나 승용차 구입시 경제적 도움을 주는 부모도 보상을 바랄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시부모의 초대에 순응해 일주일에 3-4번씩 식사를 함께 하는 커플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카사네세는 어머니와 이렇듯 친밀하게 지내는 남성은 감정적으로 미숙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사랑에 익숙해진 남편은 아내로부터 조건없는 사랑을 받지 못하면 어머니에게로 달려간다"면서 어려움에 봉착한 커플들은 결혼생활이 수습불능의 지경에 이르기 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구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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