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전어 좀 사세요."
김종숙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은 요즘 전어를 팔러 다니느라 바쁘다. 기업체 고급 간부·임원 및 공공기관장 등 알만한 사람마다 붙잡고 '전어 좀 사라.'며 통사정을 하고 있는 것.
전어는 '머리에만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의 명성을 지닌 가을철 별미. 특히 올해는 초가을 어황이 부진해 한때 ㎏당 가격이 5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성수기의 끝무렵인 늦가을 이후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양식전어 생산량이 급증, 가격이 폭락한데다 지금은 수요까지 줄어 판로가 막막해진 상태다. 이에 해양수산청이 "어민들이 생산원가라도 건질수 있도록 하자."며 전어 팔아주기에 두팔 걷고 나선 것이다.
오용대 포항해양청 수산관리과장은 "전어는 추위에 약해 수온이 6℃ 이하로 떨어지면 동사(冬死) 우려가 높아 더 이상 추워지기 전에 출하를 해야 한다."며 "시민과 기업체 등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판매하는 양식 전어(선어)는 모두 서해안산으로, 한상자(2kg, 40마리 내외) 1만2천 원, 10kg의 대형 포장시에는 1kg당 5천 원으로 가격이 정해졌다.
한편 이 같은 전어 양식어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포항공단 기업체 가운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1차로 각각 800㎏ 씩을 구입하는 등 전어구매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추형호 동국제강 관리팀장은 "모두 튀김으로 만들어 구내식당 반찬으로 낼 계획"이라며, "인근 업체들에도 동참하자며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출·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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