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이 가열되면서 '3 김(金)'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측 기류도 심상찮고, 정치권에서 잊혀지는 듯했던 동교동계(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계보)까지 들썩거리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시계 바늘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지난 달 말 정치적 고향인 광주를 방문, "무호남 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고 말했다. 대선을 앞둔 정국 상황을 감안하면 지역주의 정서가 깔린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뒤이어 DJ는 노무현 대통령과도 회동했으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대선과 관련된 해석으로 쏠렸다.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도 지난 13일 서울 자택으로 찾아온 심대평 국민중심당 공동대표에게 "내년 대선에서도 영남과 호남은 어쩔 수 없이 동서로 나눠질 것이다. 충청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나라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지역주의 정서를 자극하고 나섰다.
앞서 JP는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 "프랑스 사람들은 어려울 때 마다 나폴레옹과 빅토르 위고, 잔다르크를 생각한다."며 "내년에 그런 위인이 출마한다면 전국을 다니며 한표라도 더 얻어드리고 조국에 대한 봉사로 삼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북핵 사태를 계기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 최근에는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현 정치상황에 대해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범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이란 명분 아래 DJ와 YS간의 화해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 포진해 있는 동교동계 인사들의 행보가 활발해 지고 있는 데 양당간의 통합 신당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8월 'DJ 도쿄피랍 생환기념 행사'를 계기로 한 자리에 모인데 이어 최근 '김대중 도서관 후원회의 밤' 행사에도 대거 참석했다. 또한 12월 초순으로 예정된 'DJ 노벨상 수상 6주년 기념 행사'에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도 한·미 연합사 해체반대 서명운동본부 고문으로 참여하는 등 정치권 외곽에서 행보를 계속해 왔다. 북핵사태 당시에는 차기정권의 핵개발 검토 필요성을 역설했고, 한나라당의 유력 후보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만나기도 했다. 그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내년 대선에서 킹 메이커 등 역할론이 계속 제기돼 왔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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