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선수 차출 문제로 홍역을 치른 끝에 이란전에 나선 베어벡호가 '모래알' 조직력과 김빠진 공격 전술을 펼친 끝에 씁쓸한 패배를 맛봤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07 아시안컵 최종예선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3분 이란의 공격수 에나야티에게 헤딩 결승골을 허용하고 후반 45분 바다마키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0-2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미 본선진출권을 확보한 한국은 이날 패배로 3승2무1패(승점11)를 거두면서 이란(4승2무.승점14)에게 조 1위를 내주면서 조 2위로 예선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이란과 역대전적은 8승4무8패로 평행선을 긋게 됐고 베어벡호는 출범 이후 2승2무2패를 기록했지만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한국은 이날 패배로 역대 테헤란 원정에서 1무2패를 기록하게 됐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린 베어벡 감독은 이날 김동현(루빈 카잔)과 정조국(서울)을 투톱으로 세우고 좌우 측면에 최성국과 이천수(이상 울산)을 포진시킨 '4-4-2 전술'로 이란을 상대했지만 공격력이 빛을 발하기에는 발을 맞출 시간이 너무 없었다.
특히 베어벡 감독은 이란으로 곧장 합류해 하루 밖에 발을 못 맞춘 해외파 김정우(나고야)와 이호(제니트)에게 '더블 볼란테'를 맡겼지만 결론적으로 공수조율에 실패하는 결과를 내고 말았다.
전반 시작부터 이란의 특급 미드필더 알 카리미에게 침투패스를 허용한 한국은 전반 2분 코너킥 상황에서 니크바크트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행운' 속에 첫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해외파들이 총출동한 이란은 짜임새가 떨어진 한국의 수비진을 뚫고 과감한 측면돌파를 통해 공격기회를 만들어 냈고, 전반 10분 티모티안의 슛이 왼쪽 골대를 스치듯 빗나가는 등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발 빠른 좌우 측면 돌파를 기대했지만, 이란의 강한 미드필드 압박 속에 이천수와 최성국의 돌파가 저지되면서 최전방 투톱이 고립되는 등 좀처럼 골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반 17분 이천수의 프리킥 찬스는 두터운 벽에 맞고 나왔고, 최성국이 올린 코너킥은 번번이 상대 수비수에 차단되는 등 측면 공략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해 답답한 경기를 이어나갔다.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이천수의 그림같은 프리킥이 골키퍼 선방에 맞고 나온 것을 김동진이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 터닝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지키고 있던 수비수 페크리가 골 직전에 가까스로 볼을 거둬내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득점 없이 45분을 마무리했다.
먼저 골 맛을 본 것은 이란. 이란은 후반 3분 티모티안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올린 크로스를 에나야티가 수비수를 왼쪽에 달고 들어가면서 헤딩슛을 연결해 한국의 왼쪽 골 그물을 갈랐다.
선제골을 허용한 베어벡 감독은 후반 31분 최성국을 빼고 염기훈(전북)을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지만 이란의 투터운 골문은 좀 처럼 열리지 않았다.
후반 38분 김진규의 35m 중거리포가 이란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에 막히면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친 한국은 후반 45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골키퍼와 독대한 이란의 바다마키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결국 0-2로 완패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마친 베어벡 감독은 16일 오후 입국해 오는 21일 일본 도쿄에서 치러지는 올림픽대표팀 한일전 2차전에 나서기 위해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올림픽대표팀을 지도하게 된다.
또 아시안게임 대표팀도 16일 두바이로 이동해 압신 고트비 코치의 지도 아래 본격적인 아시안게임 대비 전지훈련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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