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투어 복귀 양용은 "영웅 대접은 없네요"

"뭐 대단한 환영도 없었고...축하 인사는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타이거 우즈(미국), 짐 퓨릭(미국), 레티프 구센(남아공) 등 세계랭킹 1,2,6위 선수 등 강호들을 모조리 제치고 우승해 스터덤에 올랐던 양용은(34.게이지디자인)은 일본 투어에 복귀한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16일부터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의 피닉스골프장에서 나흘 간 열리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던롭피닉스토너먼트에 출전하는 양용은은 15일 "예우가 달라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일본은 일본 선수가 아니면 별로 관심 안 가진다"고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단 하루 한국에 머문 동안 수많은 언론 매체의 인터뷰 공세에 시달렸던 양용은이지만 일본에서는 연습 라운드를 마치고 잠시 일본 기자들이 찾아와 HSBC챔피언스에서 우승할 때 기분이나 컨디션 등 물어봤을 뿐이었다고 했다.

유난히 텃세가 심한 일본 무대에서 뛰면서 당한 게 한두번이 아니라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산토리오픈에서 우승할 때는 최종 라운드에서 2위 그룹을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는데도 TV 중계 화면에는 자신의 플레이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고 몇몇 일본 선수만 화면을 메웠다는 사연도 털어놓았다.

"원래 그랬기 때문에 이번에 우승컵을 안고 돌아왔을 때도 그러려니 했다"는 양용은은 "그래도 JGTO 관계자들과 선수들은 정말 축하한다면서 굉장히 반갑게 맞아줬다"고 말했다.

일본 투어에서도 뛰고 있는 지브 밀카 싱(인도)이 HSBC챔피언스 바로 앞에 열렸던 유럽투어 볼보마스터스에서 우승한데 이어 양용은까지 우승을 차지하자 일본프로골프투어의 위상이 한껏 높아졌다는 것이다.

JGTO 야마나카 전무도 "정말 큰 일을 해냈다"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래도 양용은이 피부로 느끼는 '챔피언에 대한 예우'는 없지 않았다.

"1, 2라운드 티타임을 받아보니까 JGTO에서 상당히 배려해준 것 같다"는 양용은은 이 대회 전까지는 상금랭킹 8위를 달리고 있는데도 거의 대부분 이름없는 선수나 신인들과 같은 조에 편성되곤 했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JGTO의 실력자인 야마나카 전무에게 몇차례 항의까지 했지만 "미안하다. 다음엔 배려하겠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에서 양용은은 2002년 이 대회 우승자 가나메 요코오(일본), 그리고 작년 HSBC챔피언스에서 우즈를 제치고 우승했던 유럽투어의 강자 데이비드 하웰(잉글랜드)과 1, 2라운드를 치르게 됐다.

16일 오전 9시30분 티오프하는 양용은은 "이 대회는 출발 시간도 중요하지만 초청 선수나 역대 챔피언과 동반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 바로 중요 선수로 예우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용은은 "그런데 신경쓰고 기분 나빠했다면 일본에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그네들은 그네들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 것이기에 나는 내 경기에만 집중해왔다"고 덧붙였다.

변변한 스승도 없이 가난을 견뎌내며 '잡초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끝내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양용은은 '텃세' 따위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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