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언어·수리 나 대체로 쉬웠다…중·상위권 늘어 혼란 예상

16일 치러진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수험생들의 변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언어영역이 크게 어렵지 않게 출제된 데다 수리 나형도 다소 쉽게 출제돼 중·상위권 수험생층이 '쉬운 수능' 논란을 불렀던 지난해만큼 두텁게 형성될 전망이다.

게다가 내년부터 크게 바뀌는 대입제도를 우려해 수험생들이 최대한 안전 지원을 선호할 것으로 보여 정시모집에서 유례없는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1교시 언어영역의 경우 수험생과 고교 교사, 입시기관 관계자들은 대체로 지난 9월의 모의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지문의 길이가 그다지 길지 않은 데다 생소한 지문도 거의 없어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모의고사에서 430점대 성적을 내왔다는 이현석(덕원고 3년) 군은 "비문학에서 귀납적 추론을 통해 전제를 찾는 문제가 조금 어려웠지만 전반적으로 쉬워 시간은 부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교시 수리영역도 나형이 지난해 수능에 비해 다소 쉽고 9월 모의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였다는 반응이었다. 장인혜(성화여고 3년) 양은 "한두 문제가 까다롭긴 했지만 대체로 쉬운 데다 주관식 문제도 어렵지 않아 무난히 치른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교 교사들은 수능시험의 변별력을 좌우하는 언어와 수리영역의 난이도가 일부 조정됐지만 표준점수로 환산할 경우 전체 수능 성적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리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해문 대륜고 교감은 "언어영역 평균 점수가 지난해보다는 1~3점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탐구영역 선택과목의 난이도 차이 조절이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사회·과학탐구 과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현상은 올해도 계속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수능 변별력의 최대 변수인 언어와 수리영역이 다소 쉽게 출제됨에 따라 중·상위권 수험생이 두터워져 상위권 대학과 인기 학과를 중심으로 정시모집에서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게다가 내년부터 대입 제도가 대폭 바뀜에 따라 재수를 피하고 보자는 수험생들의 안전 지원 경향이 두드러질 경우 일부 학과에 지원이 집중되거나 미달 사태를 빚는 등 엄청난 혼란이 우려된다.

김호원 경신고 교장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수시와 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하되 수능 성적이 발표될 때까지는 동요하지 말고 논술이나 면접 등에 차분히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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