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환경미화원 남편 고생거리로 보여

나의 51세 생일날, 남편께서 퇴근길 꽃바구니를 사오셨다. '생일을 축하하며 항상 내 옆에서 힘이 되어준 당신께 감사하오'라는 리본의 문구와 함께…. 내 남편은 환경미화원이다. 오늘도 새벽 두 시면 어김없이 애물단지인 낙엽을 쓸어내신다. 이 직업을 갖기 전엔 가을이면 단풍을 구경하며 낭만을 즐겼는데, 지금은 '어휴 또 가을이네 지금부터 석 달 동안 죽을힘으로 쓸어야 한다.'는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비바람, 태풍이라도 부는 날이면 아들과 나는 남편을 따라 나선다. 새벽추위에 발도 꽁꽁 손도 꽁꽁 얼어붙고 아침이 되면 나는 또 다른 직장으로 출근해야 한다. 그래도 매년 가을, 나 보다 더 고생하는 남편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에리다. 어려운 여건 속에 든든히 나를 지켜준 남편에게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허옥순(대구시 북구 노원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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