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오늘-레이건·고르비 첫 회담

1985년 11월 19일 오전 스위스 레만호 호숫가의 아담한 별장 '플뢰르 도', 2차대전 후 세계를 격랑 속으로 몰아넣은 냉전을 종식할 역사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동서 냉전의 양대 축인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은 호수를 돌며 가벼운 산책을 시작했다.

누구도 동행하지 않은 채 1시간 30분 동안 계속된 산책은 끊임없는 군비확장 체제를 중단시킬 한 줄기 희망의 빛이었다. 그러나 회담 자체는 크게 성과가 없었다. '별들의 전쟁'이라 불린 '전략방위계획(SDI)'을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지 말라는 고르바초프의 요구를 레이건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레이건으로서는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레이건은 중앙정보부(CIA)의 보고에 따라 이미 소련은 머지않아 계획경제 실패에 따라 안으로 곪아 들어간 상처가 외부로 드러날 것을 알고 있었다. 군사비 압박을 줄여 바닥으로 떨어진 경제를 회복시키려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다만, '자주 만나자.'는 합의는 결국 40여 년 냉전체제를 무너뜨리는 시발점이 됐다.

▲1828년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 사망 ▲2000년 이형택, 세계 랭킹 100위권에 진입.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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