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신 몸 던져 불길 잡은 용감한 해병

휴가 나온 해병대 사병이 화재 현장에 들어가 불을 꺼 대형사고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지난 12일 오전 7시40분쯤 문경 문전동 매봉아파트 상가건물 2층에서 불이 나 건물 천장과 1층 대형마트 간판 등으로 불길이 크게 옮겨붙었다. 검은 연기가 치솟고 유리창이 과열돼 잇따라 깨져 파편이 튀는 등 긴급상황이 이어졌다.

119에 신고는 했으나 화재 현장에 있던 부녀자 10여 명은 너무 놀라 후속 조치를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때 휴가를 나왔다가 아침운동을 하던 안병욱(22· 해병1사단 포병연대) 상병이 현장을 본 뒤 물통을 집어들고 2층으로 뛰어올라갔다.

하지만 인화성 물질이 많은 탓에 불길을 잡지 못하자 1층으로 내려와 주민들에게 부탁해 소화기 3대를 확보, 시커먼 연기가 솟아 나오는 2층으로 다시 올라가 치솟는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안 상병이 초동진화한 곳에는 LP가스통이 여러 개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폭발 위험과 함께 자칫 안 상병도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음날 상가 주민들은 인근의 안 상병 집을 방문해 음료수를 선물하는 등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고, 채보식 문경해병전우회장은 포항 해병대연합회에 표창을 신청했다. 안 상병은 "별것도 아닌 일에 너무 많은 칭찬을 해 주셔서 오히려 민망하다."고 쑥스러워했다.

문경· 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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