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노사 간 단체협약에서 정한 공휴일에 일을 했다면 대체휴가를 했더라도 회사는 근로자에게 일정 부분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업무 특성상 공휴일 근무를 해야 하는 서비스업종 등 많은 업종에서 회사가 공휴일 근무 대신 대체휴가를 주면서도 별도의 휴일근로수당은 지급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부(정종식 부장판사)는 22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노동조합이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하라."며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 내용을 인용해 "원고들이 단체협약상 공휴일로 정해진 날에 근로하는 대신 다른 날에 쉰다 해도 이는 '적법한 휴일대체'가 아니라 호암교수회관의 사정에 따라 공휴일에 근로한 것에 대신으로 원고들의 휴식과 자유시간의 확보를 위해 쉴 수 있도록 부여된 '대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공휴일 대신 쉴 날에 대해 사전에 근무표에 반영토록 의사표시를 했다 해도 이는 업무특성상 누군가는 공휴일에 근로를 해야 한다는 사정을 인식한 상태에서 고통을 분담한다는 의도이지 공휴일로 정해져 있는 날을 근로일로 하고 대신 통상의 근로일을 휴일로 교체할 의사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전국민간서비스 산업노동 조합 연맹은 "이번 판결은 노동자들의 휴식권과 건강권의 회복은 물론 실질적인 근로조건이 개선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업무특성상 공휴일 근로가 필수적인 유사 업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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