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연탄공장 3곳이 모여 있는 대구 동구 안심 저탄장. 오전 8시,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가 숨가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날 찍어내야 할 연탄만 40여만 장. 단 하루에 팔려 나가는 양이다. 연탄을 받아가려는 소매상들도 운송 트럭을 줄지어 댄 채 연탄을 싣기에 바빴다.
저탄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산더미처럼 쌓인 무연탄이 눈에 들어온다. 6만 4천여t으로 두 달 동안 600만장 이상을 찍어낼 수 있는 분량이다. 화차를 통해서는 매일 1천여t의 무연탄이 들어온다. 연탄공장 관계자는 "하루 필요한 무연탄은 1천500여t으로 비축탄은 500~600t만 사용한다."며 "연탄 수요가 갑자기 늘거나 폭설 등으로 운송이 어려울 때를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탄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탄 품귀와 무연탄 부족 현상으로 '연탄 대란'이 벌어졌던 터라 각 연탄 제조 공장에서는 무연탄 비축량을 크게 늘렸고 연탄 소매상들은 늘어나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002년 한해 평균 3만3천t에 불과했던 연탄 소비량은 2004년 7만3천t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엔 12만3천t으로 급증했다. 대구시와 연탄 제조 업계는 올해는 더 늘어나 지난해보다 39% 증가한 18만t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무연탄확보에도 고심하고 있다. 대구 지역 3개 연탄공장은 올해 51억여 원을 들여 무연탄 6만 4천여t을 미리 대구 안심저탄장에 비축했다. 전국 최대 규모(12t)인 안심 저탄장 용량의 반이 넘고 지난해 비축량인 3만t에 비해서도 배가 넘는다. 대구시도 무연탄 확보 비용으로 4억 원을 업계에 무이자 융자했고 수요가 폭증하는 겨울이 오기 전에 각 가정에서 연탄을 미리 사놓도록 홍보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이기호 대구연탄공업협동조합 상무이사는 "광산에 미리 선금을 주고 비수요기인 4~9월 사이에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연탄의 인기가 해마다 상한가를 치면서 연탄 소매상이나 연탄보일러 업주도 분주해 졌다. 연탄 소매점 업주 김모(52·여) 씨는 "평소 하루 평균 2천 장을 배달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문이 4천 장으로 늘어 운송 차량을 1대 더 증차했다."고 했고 또 다른 업주 이모(58) 씨는 "주문 폭주로 하루에 5천 장 이상 배달할 때도 있는데, 연탄을 미리 보관할 장소가 없어 매일 오전에 연탄 공장으로 달려가 1, 2시간 기다린 후 연탄을 받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탄 보일러도 마찬가지. 보일러 판매 업계에 따르면 연탄 보일러 설치 문의 건수는 일주일 평균 2, 3건이 넘고 있다. 대구 중구 한 보일러 업체 관계자는 "연탄은 한 장(300 원)으로 최고 12시간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중개업소나 미용실, 식당 등에서 연탄 보일러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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