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홈비디오 속 히틀러 음성 복원

제2차 세계대전의 미스터리 중 하나인 히틀러의 홈비디오 음성이 복구됐다.

거의 어떤 각도에서든 사람의 입술 모양을 보고 음성을 재현해낼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덕분에 히틀러의 연인 에바 브라운이 촬영한 홈비디오 무성 영상 속에 담긴 히틀러의 음성이 재생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음성인식 전문가인 프랭크 후브너가 개발한 자동입술판독(ALR) 기술은 무성 영화를 유성 영화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다. 컴퓨터는 입술 모양을 인식해 음성으로 전환하고 다시 사전과 맞춰 보아 단어를 유추해낸다.

독일 바이에른주 산림휴양지 베르크호프 별장에서 촬영된 이 홈비디오 영상에서 히틀러는 어린 소년에게 나중에 용감한 군인이 되라고 격려하는가 하면, 자신의 가까운 추종자를 비판하기도 했고, 만화영화 '미키 마우스'를 좋아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1936년 생일 선물로 브라운에게 영화용 카메라를 선물한 히틀러는 자신의 모습을 찍는 브라운에게 "나 같은 노인은 왜 찍냐"며 "내가 당신을 찍어야 한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독일인이 카메라를 한 대 가져야 한다"며 "독일 성장의 모든 측면을 포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히틀러는 또 "당신은 드레스가 맞지 않는다고 불평하지만...내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생각해봐라"며 연인 브라운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전쟁광으로 알려진 히틀러는 이 홈비디오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어린 소년에게 "용감한 소년이 돼라. 그러면 나중에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 홈비디오에는 히틀러의 부하인 하인리히 히믈러, 알베르트 스피어, 요아킴 폰 리벤트로프,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요세프 괴벨스 등의 모습도 담겨 있다.

히틀러는 아리안족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고고학 발굴에 집착하는 히믈러를 혹평하기도 했지만, 괴벨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발언을 삼갔다.

종전 무렵 촬영된 영상에서는 히틀러가 팔이 떨린다고 불평을 하고 있어 그가 파킨슨병을 앓았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홈비디오는 베르크호프 별장의 지하실에서 미국 정보기관인 전략정보국(OSS)이 발견한 후 문서보관소에 방치된 채 보관돼왔던 것이다.

영국 TV 채널 파이브는 28일 방영 예정인 다큐멘터리 '히틀러의 개인 세계: 폭로'에서 성우의 음성을 더빙으로 붙인 이 홈비디오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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