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닮으면서 다른 '한·일 차(茶)도자기'

일본의 다성(茶聖) 센노리큐(千利休)의 제자인 호소가와 산사이가 임진왜란 때 경남 사천에서 끌려온 전계(奠階· 일본명 손카이)를 데리고 열었다는 '아가노 야키'(上野燒). 조선시대 분청사기의 주요 생산지로 16세기 말 임진왜란 때 함몰된 경남 하동의 '새미골 가마'.

묘한 연결고리가 있는 일본과 한국의 도자기를 감상할 수 있는 '한·일 국제 다(茶)도자기전'이 23일부터 30일까지 대구 봉산문화거리 예송갤러리(053~426-1515)에서 열린다. 일본의 노무라미술관을 거친 도예가 야마오카 도오루(47·山岡 徹)는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아가노 야키를 3대째 이어받았다.

전래의 이도다완과 현대적 다완의 접목에 노력하고 있는 야마오카는 한국에서 고려다완을 연구하는 등 양국 차도구 교류에 앞장서고 있는 도예가이자 다인(茶人).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차 문화의 본류'인 대구에서 열게 돼서 영광"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이 "(화려함을 추구하는 다른 일본 작품과 달리) 자연적인 유약과 소박한 가마로 정성을 다해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신을 지켜볼 한국인의 눈이 두렵다."는 야마오카는 "일본 차문화의 본향인 한국에서 더욱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1974년 경남 하동군 진교면 백련리에 '새미골 가마'를 조성한 장금정(67)은 전통 너구리 장작가마(1200℃)에서 구운 조선다완을 선보인다. 담황색 표면이 부드럽고 유약 발림이 자연스러운 장 씨의 작품은 숨을 쉬는 독특한 풍미로 유명하다.

절제된 조형미에서 우러나는 그윽한 품격과 가식 없는 외양으로 '다모'·'장금이'·'단적비연수' 등 드라마와 영화에서 유용하게 쓰이기도 했다. 전통 아가노 야키 다완·회령 다완·이도다완 등 50여 점과 꽃핀눈박이사발·연지세트·떡시루 등 60여 점을 비교 감상해볼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