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공무원들에게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출근시간은 빨라졌고 퇴근시간은 늦추어졌다. 사무실을 오가는 직원들의 발걸음도 빨라진 느낌이다. 현장을 챙기고 민원인들을 존중하는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무엇보다 일 중심으로 조직이 재편되고 있다. 조직 상하간에 일 잘하는 사람과 근무하려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잔뜩 정적이었던 대구시 공무원들이 지난 7월 김범일 시장 취임 후 동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변화는 김 시장의 움직임에서 먼저 찾아볼 수 있다. '오전 10시 이강래 국회 예결위원장 면담, 낮 12시 한명숙 국무총리 오찬, 오후 3시 지역 한나라당 의원 정책간담회, 오후 6시30분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만찬.' 21일 서울을 찾은 김 시장의 하루 일정에서 읽을 수 있듯 김 시장은 시장 선거 유세 때를 방불케 하는 강행군으로 '대구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김 시장이 앞장서서 현장을 챙기고 시민들에게 낮추는 자세를 하기에 그를 지켜보는 공무원들의 자세도 바뀔 수밖에 없다.
김 시장은 "지나치게 유연하다."는 외부의 평가와는 달리 시청 식구들로부터 "강단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김 시장이 정무부시장을 지내고 민선4기 대구호(號)의 선장이 됐기에 시청 직원들의 생리를 한 눈에 꿰차고 있고 다스리는 방법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를 통한 김 시장의 조직 기강 세우기는 이미 시작됐다. 최근 4급과 6급 인사에서 파격적인 발탁 인사로 관행에 젖어 있던 직원들의 목을 단숨에 옥죄었다. 기존의 연공서열 중심에서 벗어나 승진 대상자의 30% 이상이 능력을 인정받아 발탁되자 직원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위기감이 돌게 됐고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취임 다섯 달째인 김 시장은 차분함 속에서 실리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첫 해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다소 요란함과 시끌법적함이 필요하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지만 자신의 방식으로 시정을 이끌고 있다. 김 시장은 앞으로도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서서히 강도를 더해 조직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에 가득 차 있는 보신과 냉소주의를 몰아내는 것이 김 시장의 과제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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