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탄에 사랑을 싣고"…'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 개시

22일 오후 대구 동구 신암동의 한 여인숙. 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3평 남짓한 쪽방에서 10년째 생활하는 김모(58) 씨는 '사랑의 연탄나눔운동본부'의 연탄 배달에 눈물을 훔쳤다. 초교 시절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고아가 된 후 평생 떠돌이 생활을 한 그에게 누군가의 도움이 생소하면서도 고마웠던 것. 김 씨는 이들의 연탄 지원 덕분에 월세에서 난방비 몫으로 2만5천 원을 깎을 수 있게 됐다며 좋아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정부보조금 25만 원을 받아 월세로 18만 원을 내온 그에게 2만5천 원은 너무나 큰 돈이었던 것. 그는 "이젠 지병으로 복용 중인 약값을 빼고 나도 생활비가 5만 원이나 된다."며 기뻐했다.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이 시작됐다. 사랑의 연탄나눔운동본부 대구지부가 쪽방생활자와 홀로 사는 노인, 장애인 등 추운 겨울 생활고로 난방을 할 수 없는 이웃들을 위해 3년째 무료 연탄 배달 사업에 나선 것. 대구지부는 22일 연탄나눔 첫날 26가구를 방문, 5천200장의 연탄을 전달했다. 이날 운동엔 파티마병원, 한국전력 대구사업본부, 효경병원의 직원과 자원봉사자 50여 명이 동참했다. 대구지부는 내년 2월 말까지 대구·경북 14개 시·군에 15만 장의 연탄을 나눠 줄 계획이다.

한재흥 (사)사랑의 연탄나눔운동본부 대구지부장은 "한 달에 3천원이면 어려운 이웃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며 "특히 올해는 서울 본부의 지원 없이 사업을 시작한 만큼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은 지난 2004년 강원도 한 탄광의 광부 100여 명이 십시일반으로 3만 원씩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연탄을 나눠준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후원금은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본부 대구지부(지부장 한재흥)로 보내면 된다. 013-13-006553(대구은행).

정현미 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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