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학력이상, 160cm 이상의 용모단정한 외모.'
고속버스안내양의 선발기준이었다. 70~80년대 고속버스안내양은 선망받던 직업중 하나였다. 백화점 매장직원에 비해 3배나 높은 보수와 '지상의 스튜어디스'라는 프라이드까지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한 때 미스코리아 출신까지 고속버스를 탔다. 50대의 한 중견탤런트도 고속버스 안내양이었다는 소문도 있다.
'고속버스 안내양'은 그러나 고속버스 업계의 적자누적 등의 이유로 1991년 우등고속버스가 도입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진 직업이 됐다.
1970년대 후반부터 6년여간 고속버스 안내양으로 일했던 김경희씨(49)는 엄격했던 선발시험에 대한 기억부터 꺼냈다. "서류심사에 이어 서울 본사에서 면접을 봤는데 정말 치열했다."며 "웬만한 빽(배경)없이는 들어갈 생각을 하지말아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당시 고속버스 안내양은 입사 후 3개월동안 연수원에서 서비스 교육을 받는 등 지금의 스튜어디스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 자부심과 미모까지 갖추고 있었기에 "서울을 오가는 대학생들이 몰래 쪽지를 전해주면서 데이트를 신청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대학생 뿐만 아니라 나이든 어른들까지 며느리 삼자거나 예쁘다며 치근덕대는 사람이 많았다. 고속버스 안내양들은 주요 도시를 지날 때마다 마이크를 잡고 "이곳은 천안삼거리로..."라며 관광안내를 하기도 했다.
이제는 '3D업종'으로 인식된 탓인지 고속버스 안내양들의 친목모임마저 슬그머니 사라지고 없다.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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