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상이 안가요"…도성배 선생님에 대한 제자들 기억

"선생님이 불고기집을 하신다고요? 정말 상상이 안가는데.."

"선생님 대단해요!. 북경에 가면 꼭 찾아갈께요. 맛있는 고기 먹으러 갈께요…"

제자들이 기억하는 도성배 선생님은 악명이 높았다. 그러나 '텔레토비'와 '엄지손가락'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인기있는 선생님이었다. 키가 작은데다 통통나온 뱃살 때문에 지어진 별명이지만 제자들은 '아빠처럼 자상하고 마음 약한 선생님'으로 그를 기억했다.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그가 멀리서 나타나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하긴 맞기도 많이 맞았단다. "주로 손바닥을 때렸는데 때리기 전에 손바닥 단련을 하라며 벽에 비비도록 할 정도였으니 사실은 마음이 엄청 약했던거죠. 저희들도 느낄 수 있었어요." (이유경·24·경신중 교사)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신자영씨(24)는 "사기당하기 십상인 착한 사람"으로 선생님을 기억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제자들의 생일 때 예쁜 손수건을 선물하기도 하고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면 모두 눈감고 엎드리라고 해놓고서는 팝송을 불러제끼던 수줍음 많은 그런 선생님이었다.

친구와 놀러갔다와서 너무 힘들어 야간자율학습을 빼달라고 부탁했더니 "어디 갔다 왔길래…"라고 묻고는 솔직하게 대답했더니 "그렇게 공부를 안하면 우짜노." 하면서 봐주기도 했다. 공인회계사인 박영미씨(28)와 김진아씨(28)는 "졸업한 후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을 만났는데 퇴근시간이 되지않았는데도 저녁을 사주셨다."면서 "사업하실 체질은 아닌데…"라고 걱정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