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익부 빈익빈' 겨울 난방유 가격

서민층이 중상류층보다 더 비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소득 逆進的(역진적) 에너지 구조는 마땅히 개선돼야 한다. 등유 사용 서민층의 난방비가 아파트 신개발지역 고소득층 가구의 도시가스나 지역난방비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는 사실은 모순이다.

최근 열린우리당 서갑원 의원은 산업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상류층은 빈곤층에 비해 소득이 5배 이상 많고 에너지는 20% 이상 더 사용함에도 난방연료비는 20% 이상 더 적게 지불한다며 소득과는 거꾸로인 에너지 비용 구조를 지적했다.

대구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중상류층 밀집 아파트 지역은 상대적으로 값싼 중앙'지역난방이나 도시가스를 사용하는데 비해 서민층 밀집 지역은 비싼 등유 사용 기름보일러 비중이 높다. 대구인권운동연대 자료에 따르면 등유 가격은 2000년 ℓ당 559원에서 올해 960원대로 급등했다.

1천㎉의 열량 소비에 드는 비용도 등유 96.3원, 도시가스 51.58원, 지역난방 52.32원으로 등유가격이 두 배 정도 비싸게 나타났다. 겨울철 난방비는 도시가스 사용 아파트가 월 10만 원 선, 등유 사용 단독주택은 월 22만 원으로 추산된다.

등유 가격이 이처럼 높은 것은 특별소비세, 교육세, 석유판매부담금 등 과도한 세금이 부과된 탓이다. 등유 사용 가구가 도시가스보다 열량 기준 2.2배, 세금은 3.5배를 물어야 하는 잘못된 구조다.

서민 난방용으로 많이 쓰이는 등유에 이렇게 높은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걸핏하면 저소득층을 위한다면서 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또하나의 양극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12월을 코앞에 두고 난방비 걱정에 잠못 이루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정부 지원 기초생활비로 생계를 꾸리는 빈곤층에게 겨울나기란 살아남기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등유에 부과된 과중한 세금을 줄여야 한다. 또한 극빈층을 위한 별도의 난방보조금 지급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냉골에서 혹독한 겨울을 견뎌나가야만 하는 이웃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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