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1시∼1시30분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3㎞ 해상에서 이영두 서귀포시장 등 7명이 탄 모슬포선적 소형 낚시어선 해영호(3.8t.선장 김홍빈)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황대인 서귀포시 대정읍장, 오남근 서귀포시 지역경제국장, 임관호 대정읍 주민자치위원장 등 3명이 숨지고, 서귀포시장과 선장 김씨가 실종됐으나 시장 비서 윤세명씨와 서귀포시청 직원 강창우씨는 구조됐다.
◇사고 발생 = 모슬포 최남단방어축제에 참가한 이 서귀포시장 등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모슬포항에서 해영호에 승선, 마라도 주변해역으로 방어낚시체험에 나섰다.
이 시장 일행은 낮 12시 8분께 육상에 대기하고 있던 서귀포시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방어 11마리를 잡고 귀항한다"고 전했으나, 오후 1시 이후 교신이 끊기자 축제집행위원회는 수색팀을 파견했다.
하지만 수색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오후 2시께 "해영호가 조난된 것 같다"며 해경에 신고했다.
◇구조.수색= 해경 등은 헬기와 경비함정 7척, 군함 2척, 어선 20여척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에 벌여 오후 3시35분께 해경 헬기가 마라도 서쪽 4마일 해상에서 드럼통을 붙잡고 표류하던 윤세명씨를 최초로 발견, 구조하면서 어선이 침몰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어선 대양호(3.2t)가 표류하던 생존자 강창우씨를 구조하고 오남근씨의 사체를 인양했으며, 해경함정과 남일호(4.1t)가 각각 황대인, 임관호씨의 사체를 인양, 제주시 한라병원에 안치했다.
해경은 날이 어두워지면서 헬기와 탐조등을 갖추지 않은 어선이 모두 철수한 가운데 경비함정 6척을 동원해 철야 수색하고 공군은 조명탄까지 터뜨리며 항공 수색을 도왔으나, 실종된 서귀포시장과 해영호 선장 김씨를 찾지 못했다.
사고수급대책본부는 26일 날이 밝으면서 해경함정 6척과 해군 함정 1척, 어언지도선과 일반어선 등 모두 64척(승선 연인원 641명)의 선박을 동원해 이틀째 광범위한 해상 수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제주도와 서귀포시 공무원 2천100여명을 비상소집하는 등 민관군 인력 2천900여명을 동원, 제주도 남부와 서부 전해안에서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에는 오전 10시를 기해 풍랑주의보가 제주 앞바다까지 확대되는 등 마라도 해상에 초속 12∼18m의 강한 비바람과 2∼4m의 높은 파도가 일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수습= 사고소식을 들은 김태환 제주지사는 모슬포 현지를 급히 찾아 모슬포수협에 사고수급 대책본부 설치토록하고 현장을 지휘하면서 오후 4시55분께에는 청와대 안보상황실에 파악된 사고 내용을 보고했다.
서귀포시도 오성휴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상황실을 설치해 전 직원을 비상근무해 상황을 점검토록 하는 한편 시청 대강당과 대정읍사무소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축제위원회는 어선침몰 사고에 따라 '최남단 가요제' 예선은 물론 축제 마지막 날인 26일까지 예정된 선상낚시와 해녀 물질대회 등의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사고소식을 듣고 모슬포항에 달려와 수색상황을 지켜보다 시신을 확인한 유가족들은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듯 오열하며 망연자실했다.
또 이영두 시장 등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작업을 지켜보며 꼭 살아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사고 원인 및 문제점 = 해영호 침몰은 일단 해상의 거친 파도에다 안전을 무시한 무리한 운항이 사고를 자초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생존자들은 "거칠게 치는 파도로 어선에 바닷물이 들어온 상태에서 배를 좌현으로 트는 순간 기울어지며 침몰했다", "산 만한 파도가 세번 배를 치면서 상황이 이상하다고 느껴 어선 2척을 보내달라고 전화한뒤 곧바로 두번째 통화를 시도하다가 배가 침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영호는 낚시어선업 신고필증을 받을 당시 선장을 포함해 정원이 6명이지만 이날 출항에는 정원을 1명 초과한 상태에서 해경에 신고조차 하지 않고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따라 사고는 정원을 초과해 배의 무게 중심이 낮아진 상태에서 거센 파도를 피하며 선수를 트는 순간 전복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며, 승선원들이 구명조끼도 입지않아 인명피해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망.실종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사망
▲오남근(57.서귀포시 지역경제국장) ▲황대인(54.서귀포시 대정읍장) ▲임관호(56.대정읍 주민자치위원장)
◇실종
▲이영두(57.서귀포시장) ▲김홍빈(44.선장.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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