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안게임> 한국선수단 도우미는 인도 체육 교사

아시안게임 개막 닷새를 앞두고 아시안게임 선수촌 2동에 위치한 한국선수단 본부는 정신없이 바쁜 표정이었다.

832명에 이르는 대규모의 선수단이 입촌하기에 앞서 방 배정하랴, 용품 준비하랴, 도하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DAGOC)와 업무협의하랴.

바쁜 직원들 사이에 유독 까만 얼굴의 탄비르 멘디(32)씨가 잽싼 손놀림으로 한국선수단을 돕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선수단에 배정된 8명의 자원봉사자 중 유일한 인도 출신인 멘디씨는 뉴델리에서 고등학교 체육교사를 하고 있는 스포츠맨이다.

학창시절 인도에서 가장 인기높은 크리켓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뽑혔던 멘디씨는 농구실력도 아주 수준급이라고 자부할만큼 스포츠에 깊은 애정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도 학생들에게 체육을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아시안게임은 물론 국제대회에 참가한 경험은 없지만 이번 도하아시안게임만큼은 꼭 직접 느껴보고 싶어 겨울방학을 이용해 지원했다고 한다.

당초 조직위원회는 인도 출신이니까 인도 선수단 자원봉사자로 배정했지만 멘디씨가 한국과 중국, 일본 중 한 나라에서 일하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유는 별게 없다. 단지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나라 사람들을 경험해보고 싶어서다.

지난 22일 처음 배정돼 나흘동안 한국선수단에서 일을 한 멘디씨의 소감은 "한국 사람들은 너무 바쁜 것 같다.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은데 직원들이 아침부터 밤늦도록 일만 하는 것 같다"라며 아쉬운 표정이었다.

사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도 별로 없다. 하지만 한국이 스포츠 강국인 것은 잘 알고 있다.

멘디씨는 "한국은 1998년 방콕대회와 2002년 부산대회에서 종합 2위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2위를 지킬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권을 놓고 인천과 뉴델리가 경합중인 상황에 대해선 모국인 인도 편을 들었다.

"한국은 1986년 서울대회, 2002년 부산 대회 등 최근에 두번이나 아시안게임을 치르지 않았냐"고 지적한 멘디씨는 "인도는 1952년 제1회 아시안게임을 개최했지만 1982년 두번째 대회를 유치한 뒤 시간이 오래 흘렀으니 한국보다는 인도에 유치권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뉴델리나, 인천 어느 곳에서 유치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인 멘디씨는 "이번 대회 기간 한국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사람좋은 웃음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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