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동안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 풍성한 연극 잔치가 벌어진다. 지역 연극인들이 소극장 무대에서 펼치는 연극 축제인 '제16회 목련연극제'가 1일부터 31일까지 예전아트홀·씨어터우전·마루소극장에서 열린다. 올 목련연극제에는 지난해보다 1개 작품이 더 늘어난 총 8개 작품이 출품된다. 예전·온누리·고도·한울림·처용·이송희레퍼터리 등 지난해 참가했던 극단에 연인무대·마루가 가세했다.
첫 테이프는 극단 마루가 끊는다. 1일부터 10일까지 매일 오후 8시 마루소극장에서는 오태석 작·
추지숙 연출의 모노드라마 '롤러스케이트를 탄 오뚜기'가 공연된다. 또 2, 3일에는 연인무대의 '오픈 커플', 5~10일에는 예전의 '꿈 먹고 물 마시고', 12~17일에는 온누리의 '유리가면', 19~24일에는 고도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26~31일에는 이송희레퍼터리의 '2006 신의 아그네스'가 예전아트홀에서, 19~24일에는 한울림의 '출구 없는 방', 26~31일에는 처용의 '굿모닝 꽁트'가 씨어터우전 무대에 오른다. 전 공연 성인 1만 원, 청소년 5천 원.
■'오픈 커플'/다리오 포 작·한전기 연출/오후 4시,7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탈리아 극작가 다리오 포의 대표작. 바람 피운 남편과 이 때문에 고통 받다 자살을 기도하는 아내 사이의 갈등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남편은 자신의 생활에 간섭하지 말고 애인을 사귀라며 아내에게 오픈 커플의 효용성을 주장한다.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오픈 커플이 미래 부부 관계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것. 그러나 막상 아내에게 애인이 생기자 남편은 질투심에 눈이 멀고 결국 자살을 기도한다. 이 과정에서 결혼 생활에 내재된 억압과 모순이 자연스럽게 폭로된다. 김주상·김종련·이창우 씨가 출연한다. 053)950-7946.
■'꿈 먹고 물 마시고'/이근삼 작·김태석 연출/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7시
어느 서민 아파트에서 같이 살게 된 두 여자와 한 남자. 세 사람은 서로의 처지나 신분에 대해 묻지 않는다는 약속 아래 동거를 시작하지만 사랑의 감정이 싹트면서 삼각 관계가 형성되자 서로에 대해 알려고 한다. 그러다 결국 오해와 간섭으로 감추고 싶었던 세 사람의 모습이 드러난다.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안내자의 설명에 따라 사실과 허구는 쉽게 구별할 수 있지만 진실을 찾아내기는 매우 힘든 것이 현실임을 부각시킨다. 김재권·김병기·박정희·정승아 씨가 열연한다. 053)424-9426.
■'유리가면'/미우치 스즈에 작·이솔 연출/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7시
일본 순정 만화가 원작으로 연극 배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연극이다. 미모뿐 아니라 든든한 배경까지 갖춘 '신유미'와 가난하고 볼품없지만 천부적인 연기력을 지닌 '오유경'이 연극계 최고 배우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이 기본 줄거리. '유리가면'은 연극배우들이 맡게 되는 여러가지 배역을 상징하는 것으로 연극 배우들이 진실과 열정을 담아 연기하지 않으면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신유미 역은 김은미, 오유경 역은 조은경 씨가 맡았으며 원작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만화적 특성을 살린 것이 특징. 053)424-8347.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JM 바스콘 셀로스 작·김진희 연출/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7시
미워할 수 없는 악동이며 놀라운 감수성을 가진 꼬마 제제의 맑은 동심을 통해 황폐해 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셔주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개구쟁이 제제는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라임오렌지나무 밍기뉴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이야기를 나누고 뽀르뚜까 아저씨는 제제에게 사랑의 소중함을 가르쳐 준다. 어린이들이 느끼는 소외감 등을 밀도 있게 잘 그리고 있어 어린이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편협된 시각을 바로잡는 데 도움을 준다. 여혜진·서창수·이승현 씨 등이 출연한다. 053)256-5735.
■'출구 없는 방'/쟝폴 샤르트르 작·윤은정 연출/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7시
시종의 안내에 따라 3명의 죽은 사람들이 한방으로 안내된다. 그들은 서로가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3명 모두 지은 죄를 인정하지 않고 우연히 같은 방에 모이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서로를 질타하며 출구가 없는 방에서 같이 살 수밖에 없는 운명임을 깨닫게 된다. 타인의 잘못은 잘 지적하면서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으려는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 연출자는 "사람의 정체성은 타인의 눈을 통해 확립된다는 명제를 충실히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정수봉·이인호·김진경·정혜영 씨가 출연한다. 053)784-2026.
■'굿모닝 꽁트'/김현묵 작·성석배 연출/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7시
한편의 이야기로 극이 전개되는 기존의 연극 형태에서 탈피한 것이 특징이다. 1분 혹은 10분 이내에 이루어진 촌철살인의 짧은 콩트들이 릴레이식으로 펼쳐진다. 단순히 웃음을 선사하는 차원을 넘어 민담이나 우화를 비롯, 여러가지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살면서 놓치기 쉬웠던 귀중한 가치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김현규·장윤형·김상미·성지훈·옥유빈·이혜선·임푸른아 씨 등이 연기를 펼친다. 053)653-2086.
■'2006 신의 아그네스'/존 필미어 작·이송희 연출/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7시
수녀원에서 발생한 영아 살해 사건이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는 1983년 윤석화가 아그네스 역을 맡아 초연된 이래 신애라(1992년)·김혜수(1998년) 등 쟁쟁한 배우들이 거쳐가며 큰 인기몰이를 했다. 이번 공연에는 종교적·사회적·정신분석학적 접근을 유도하는 무겁고 어려운 분위기 대신 관객들이 좀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희극적 요소 등이 가미될 계획. 정가영·조다운·전은정 씨가 출연한다. 053)626-2216.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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