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최초의 아치형 잠수교 계획이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6월 신천 희망교와 대봉교 사이에 '희망 잠수교'를 건설해 대구 신천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월 실시설계가 끝난 희망 잠수교는 폭 4.8m, 길이 126m의 보도 전용 철골 아치교로 대구 최초로 목재 및 우레탄을 바닥 전체에 깔아 보행자들을 배려하고, 야간용과 행사용 조명까지 부착키로 했다.
하지만 시는 지난 9월 하반기 자체 투융자심사에서 사업 재검토 결정을 받아 내년 본예산에 희망 잠수교 공사비를 반영하지 못했다. 내년 5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57억 원을 들여 보도교 가설공사를 시행하고 2008년 5월부터 12월까지 전기 및 조명공사를 더할 예정이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된 것.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2004년 지역 기업의 기부채납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다른 급한 사업에 밀려 아직까지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 추경이나 2008년 본예산 배정을 다시 추진하고 있지만 재정 형편이 어려운 대구시 사정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근 주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2003년 옛 희망잠수교가 태풍 매미에 유실되면서 지난 3년간이나 불편을 참아 왔기 때문. 희망 잠수교 주변은 수성구 중동, 남구 이천동, 중구 대봉동의 경계 지점으로 수성구청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잠수교 재가설을 요청한 수성구 주민만 3천457명에 이른다.
주민 이세명(46) 씨는 "앞산 산책이나 남구와 중구에 볼일이 있을 때마다 늘 이용해 왔던 잠수교가 사라지면서 주민 불만이 컸지만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보도전용 다리가 세워진다기에 이웃 모두가 참아 왔던 것"이라며 "사업비도 확보하지 못하고 거창하게 계획만 발표한 대구시의 겉치레 행정의 또 다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 @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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