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쫓을 묘안 없나요?"…포항서 '조류퇴치 회의' 열려

"총도, 시끄러운 소리도, 허수아비도 잘 먹히지 않습니다. 이미 익숙해진 탓이죠. 새가 머리나쁘다고 생각하고 쓰는 표현인'새 대가리'라는 말도 틀린 것 같습니다."

군용기와 민항기가 함께 이용하는 포항공항 상공이 도요새와 까치, 백로 등 각종 조류 때문에 안전을 크게 위협받으면서 조종사들에게 포항이 '요주의 1호' 지역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해군과 건설교통부, 공항공사, 포항시 등이 합동으로 조류퇴치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해군 6전단은최근 운항관제대 주관으로 부대 안에서 민·관·군 조류퇴치 회의를 가졌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각 10회나 되던 포항 상공 항공기의 조류충돌 사고가 2005년 이후 조류포살팀 가동을 계기로 크게 줄자 '새 퇴치'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협하는 새로는 도요새가 첫 손가락으로 꼽혔고 까치, 백로, 꿩, 오리, 갈매기, 황조롱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조류포살팀은 지난해부터 공항 상공을 중심으로 날아다니는 새를 잡거나 폭음이나 대형 스피커 등의 음향을 이용해 쫓아내기, 대형 바람풍선 인형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으나 최근에는 이마저 새들이 익숙하게 느끼는 '학습효과'가 발생,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이날 회의를 통해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고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다.

해군 6전단 임철순 제독은 ""민·관·군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항공기 안전운항을 확보하기 어렵다. 새떼와의 전쟁은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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