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간다는 말없이 그만둬서 팬에게 항상 미안했어요. 앞으로 좋은 공연이 있다면 1년에 한 번 정도는 무대에 서고 싶어요."(이지연)
"요즘 사람들은 제가 '꿈에'를 부르면 이수영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줄로 알죠. 저는 아직도 10~20대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고, 그들이 리메이크해 줄 노래를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조덕배)
16년 만에 펼치는 공연. 20년 만에 원년 멤버가 모여서 부르는 노래.
웬만하면 10년, 20년 만에 벌이는 공연이다. 이 무대에 참석하는 주인공들도 무척이나 감회 어린 표정이었다.
12월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추억의 동창회:프렌즈 '80 콘서트' 무대에 설 그룹 다섯손가락의 임형순·이두헌, 이지연, 조덕배, 조정현 등이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연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공연에서는 1984년 데뷔한 다섯손가락의 멤버 임형순·이두헌·최태완·박강영·하광훈 등이 20년 만에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의 이지연과 '사랑은 유리 같은 것'의 원준희도 무려 16년 만에 공연을 꾸민다.
이번 공연의 프로듀서를 맡아 출연진 섭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임형순은 "공연에 오는 관객끼리 동질감을 가질 수 있도록 공연 타깃을 30~40대로 국한한 점이 기존 '7080 콘서트'와의 차이점"이라며 "음반 판매 등에서 가요가 팝을 앞서기 시작한 1984년 이후 음반을 발표한 가수들이 주로 출연한다"고 말했다.
이지연은 "공연에 내가 좋아하는 선배들도 오시고, 연주도 훌륭할 것이라는 생각에 기대가 크다"면서 "그 동안 콘서트 무대에 서고 싶은 희망이 있었는데 이번에 딱 맞아떨어졌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날 공연에는 '사랑은 유리 같은 것'의 원준희, '회상'의 김성호', '찬바람이 불면'의 김지연, '디디디'의 김혜림, 그룹 들국화의 최성원, '한번만 더'의 박성신 등도 오랜만에 대형무대에 얼굴을 비치게 된다.
다음은 참석자와의 일문일답.
--이런 공연을 마련한 계기는.
▲80년대 음악을 다시 한번 소비시키려는 게 목적이다. 음반 판매가 줄면서 소비층이 거의 10대다. 30~40대가 들을 노래가 없다는 이야기도 많다. 안식처와 문화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 관객이 학창 시절을 회상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임형순)
--당시 갑작스러운 은퇴에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는데 말없이 그만둬 팬에게는 항상 미안했다. 더 늦지 않은 이번 기회에 노래를 불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오랫동안 주부로 생활한 사람을 다시 무대에 세워주는 것만 해도 영광이다.(이지연, 이하 연)
--당시 은퇴 이유는.
▲활동하는 2년반 동안 너무 힘들었다. 가수로 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었고 스케줄도 많았다. 가수생활을 전혀 즐기지 못했다. 그러던 중 남편을 만났다.(연)
--그 동안 미국에서 어떻게 생활했나.
▲남편과 둘이서 애틀랜타에서 산다. 2세는 몇 번 시도했지만 아직 없다. 계획은 꾸준히 있다. 그 동안 무대에 서고 싶은 생각도 많았지만 중요한 것은 가정이었다. 남편 뒷바라지하는 게 가장 행복하고 기뻤다.(연)
--가수로 다시 컴백할 계획은.
▲남편이 하는 일이 있어서 한국에서 본격 활동은 할 수 없다. 다만 좋은 공연이 있으면 1년에 한 번 정도 무대에 설 생각이다.(연)
--요즘 가요 환경 등과 관련해 후배 가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후배들도 힘들겠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요즘은 음악 장르가 다양해서 좋다. 개인적으로 JK 김동욱과 리쌍을 좋아한다.(연)
▲제작자에 의해 만들어진 가수도 보이지만, 진짜 음악성을 갖고 승부하는 후배도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가요 장르가 점점 많아질수록 층이 두꺼워질 것이다. 음악을 골라서 들을 수 있는 더 좋은 시절이 온다고 생각한다.(조덕배, 이하 배)
--향후 활동 계획은.
▲9번째 음반을 녹음하고 있고, 12월께 발표할 예정이다. 신곡과 기존에 내가 부른 노래를 요즘 분위기에 맞게 편곡해 부를 것이다. 쉬는 동안에 후배들이 내 노래를 많이 리메이크했는데, 내 앨범에도 그 친구들이 한 곡씩 해주기로 했다.(배)
▲정규앨범이 아닌 싱글앨범을 준비 중이다. 내년 봄이나 여름 사이에 발매할 계획이다.(조정현, 이하 현)
▲다섯손가락으로 새 음반을 발매할 계획은 아직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큰 계획을 갖고 공연 등을 우리 나이에 맞게 추진하겠다. 원년 멤버 가운데 4명은 현역에서 계속 활동을 해왔다. 각자 개인적인 일은 계속 진행할 것이다.(이두헌, 이하 헌)
--요즘 가수들이 7080세대의 음악을 많이 리메이크하고 있다.
▲조성모, 조PD, 싸이, 이수영 등이 내 노래를 리메이크했는데 나보다 더 잘 부른 가수도 있고, 자기 스타일대로 해석한 가수도 있다. 다 듣기 좋다. 선배세대로서 후배들이 리메이크해 줄 노래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배)
▲7명 정도가 내 노래를 리메이크했다. 좋아하는 선배의 노래를 하고 싶은 생각에 리메이크를 많이 하는 것 같다.(현)
▲유학 후 돌아와서 2000년에 내 노래를 녹음하는데, 옆방에서 김범수 씨가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을 부르고 있었다. 내가 미국에 머물렀기 때문에 그때까지 김범수 씨는 원곡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였는데 우연히 해결한 셈이다. 동방신기는 '풍선'을 리메이크했는데, 가사 중 '노란 풍선'을 팬클럽 상징인 '빨간 풍선'으로 바꾸도록 허락해달라고 해서 사인 시디 10장을 받고 허락했다.(헌)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