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입시)대학별 논술 대책

논술고사의 형태가 어느 정도 결정돼 있다고 하지만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출제 방향과 채점 기준 등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인다. 정시모집 지원을 앞둔 수험생들도 이제는 일반적인 논술고사 준비 방법이 아니라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특성에 맞춰 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또한 답안의 분량을 어느 정도 요구하느냐에 따라 논술문을 구조를 잡거나 결론으로 이르는 과정을 전개하는 방법도 달라지므로 여기에 맞춰 연습하는 것도 필요하다.

▶ 대학별 특징에 따른 대책

지난 몇 년 동안 각 대학이 밝힌 논술고사의 출제 방향과 기출문제를 보면 올해 출제 방향도 엿보인다. 또한 대학에 따라서는 출제나 채점에 일정한 경향을 보이기도 하므로 수험생들은 이 같은 내용을 충실히 파악하는 데 논술고사 준비의 출발점을 둬야 한다.

가령 서울대의 경우 답안의 요구 분량이 대단히 길기 때문에 학원 강의나 참고서 암기를 통해 익힌 지식으로는 양을 채우기가 대단히 힘들다. 어렵사리 채웠다고 해도 지식의 나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애초에 논술 준비를 할 때부터 똑같은 주제라고 해도 어떻게 나만의 답안을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화여대를 지망하는 수험생이라면 대학측이 그동안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수험생의 사고를 판단한다는 정보쯤은 알고 있겠지만 대비는 막막할 것이다. 철학서를 읽자니 너무나 막연한데다 내용도 난해해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고민스럽다. 그러나 대학의 요구가 수험생이 사실상 불가능한 부분에 맞춰져 있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출문제를 보면서 수험생의 입장에서 가장 타당하면서도 창의적인 답변을 어떻게 내놓을 것인가를 차분히 고민하고 글로 옮기는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대비가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감을 가진 뒤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책들을 꾸준히 읽으면서 보완하면 된다.

▶ 답안 분량에 따른 대책

대학이 요구는 답안의 분량은 2천500자에서부터 1천 자 미만까지 다양하다. 올해는 2008학년도에 대비해 500자 안팎의 요약형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답안의 분량을 사전에 파악한 뒤 그에 맞춰 실전 연습을 충분히 할 필요가 있다.

△ 1천800~2천500자 내외 : 서울대, 연세대

창의적으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가 성적의 관건이 된다. 창의력이란 주어진 논제로부터 얼마나 독창적인 사고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를 말한다. 단순히 새로운 주장, 기발한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의 남다른 주장을 얼마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엉뚱하고 튀는 생각에 매달리다가는 감점당하기 쉽다.

△ 1천600자 내외 : 고려대, 한양대, 이화여대,

수험생들이 작성할 수 있는 논술문의 전형이다. 당연히 단락 구성을 얼마나 짜임새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문제가 요구하는 내용에 맞춰 내용을 정리한 다음 단락별로 내용을 배치하고 단락 사이의 논리적 연결에 유념해 전체를 구성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내용이 반복되거나, 앞 머리가 장황해지거나, 결론이 요약에 그치는 등의 답안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 1천400자 이하 : 건국대, 경희대, 서울교대

분량이 적기 때문에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특히 서론이 길어지면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본론을 쓴다는 자세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단락은 적절하게 나누어야 하지만 이 역시 기본에만 충실하면 된다. 관건은 글의 내용이다. 짧은 답안일수록 글의 수준이 더 잘 드러난다. 논리적인 부분에만 충실하다가는 틀에 박힌 답안이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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