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6학년인 김태정(12·대구 달서구 상인동) 군은 24일 하굣길에 학원 홍보물 세례를 받았다. 교문 앞에서 무려 5장의 학원광고물을 받은 것. 김 군은 "시험에 잘 나오는 문제가 적힌 시험지를 나눠주는 곳도 있고, 그냥 연습장만 나눠주는 곳도 있다."며 "많은 날은 8장도 받아봤다."고 했다.
강정미(43·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 배달된 신문을 들면 먼저 습관적으로 신문 사이에 낀 광고지를 빼낸다고 했다. 강 씨는 "신문 두께의 반 정도에 이르는 광고전단지가 수북이 끼어있다."며 "전부 쓰레기인데 한 주일 정도 미뤄두면 들고 나가 버리기도 벅찰 정도"라고 말했다.
아파트 등 주거밀집지역 및 학교 부근이 온갖 학원 홍보 전단지 및 플래카드로 뒤덮였다. 학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거밀집지역인 아파트단지 등이 학원 전단지, 우편물, 플래카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실제 대구시교육청에 등록된 보충학습 학원 수는 지난 6월 말 현재 1천270곳으로, 지난 2002년 707곳에 비해 80%나 늘었다. 여기에다 300여 개에 이르는 영어전문학원까지 합치면 1천500곳을 넘는다는 것.
특히 겨울방학은 학원가의 최대 성수기여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기존 학원과 빈 틈을 노려 비집고 들어가려는 신규 학원들 간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물이 더욱 난립하고 있는 형편이다. 학원가에 따르면 학원마다 홍보를 위해 제작하는 광고전단지가 기본적으로 5만 장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원 관계자는 "보통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학원을 선택할 때 입소문에 더 의존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전단지홍보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만 모두 경쟁적으로 홍보에 나서기 때문에 성수기인 방학을 앞두고 전단지나 플래카드를 제작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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