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짜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말년을 향해 절뚝거리며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너무 일찍 닥친 한국 대통령의 레임덕을 전한 것이다. 실제 대통령 지지도는 사상 처음 10%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남은 임기가 아직 1년 이상인 대통령이 국민 10명 중 9명으로부터 外面(외면)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고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다 오기로 버티던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 지명의 굴복은 앞으로 더욱 심각한 레임덕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순리와 상식을 뭉개는 노 대통령의 '변칙 정치' 탓이다. 전효숙 사태만 해도 司試(사시) 동기인 그를 헌재소장에 앉히기 위해 헌법재판관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상태서 중도 사퇴시킨 편법이 원인이었다. 순리대로 임명했으면 '코드 인사'의 비판은 있었더라도 최초의 여성 소장으로서 주어진 임기를 수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합리적 절차를 무시하고 제 고집대로 밀어붙여 쓸데없는 政爭(정쟁)을 만들어 국회를 파행으로 몰더니 마침내는 友軍(우군)인 여당조차 잃어버렸다.
지명을 철회했다 해서 대통령이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국회 표결 처리가 가망 없어 물러섰을 뿐 이번 사태에 대해 반성을 표시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특유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격이어서 남은 기간 더 외곬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청와대는 '코드 인사'로 비판받는 이재정 통일'송민순 외교 두 장관 후보자를 예정대로 임명한다는 방침이고 출근저지투쟁을 당하고 있는 정연주 KBS사장도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여당과도 不和(불화)인 외톨이 대통령이 선택할 길은 이제라도 순리와 상식의 정치를 펴는 것뿐이다. 인기가 없다고 스스로 한탄하면서 왜 국민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는지 딱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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