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등 세계 유명대학으로 유학 가는 학생들을 붙잡을 수 있는 대안은 자국 내 그 대학 분교를 유치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한국보다 앞서 이를 실천하고 있었다. 닝보시는 완리대학(萬里大學) 내 영국 노팅엄 대학 분교를 유치했다. 닝보 노팅엄 대학 분교는 완전 영어교육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영국식 캠퍼스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다. 21세기 중국 교육개방의 대표적 모델인 완리대학내 노팅엄 대학(영국 내 대학랭킹 6위) 분교 캠퍼스를 둘러봤다.
◆저렴한 비용, 교육효과 백배
저장 완리대학 장지엔쥔(蔣建軍) 부총장은 영국 노팅엄 대학 분교 유치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해외까지 보내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초일류 선진 대학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완리대학 내 노팅엄 분교는 이런 취지로 2003년 개교했다. 개교 당시 250명이던 학생 수는 4년 사이에 1천900명으로 증가했다. 전 세계 23개국에서 온 50여명의 외국 학생들이 중국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물론 모든 강의와 생활은 영어로 진행된다.
항저우(杭州)에서 온 우수량(吳舒亮·여·금융회계학 2년) 씨는 "전공 및 교양수업, 기숙사 생활 등 모든 게 영어로 이뤄지니 영국에 유학 온 기분"이라며 "졸업한 후 영국 등 해외에서 직장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산시성(陝西省)에서 온 판양(攀楊·금융회계학 2년) 씨는 "영국으로 유학 가는 4분의 1 비용으로 알찬 대학공부를 하고 있다."며 "우수한 학생은 영국 본교로 무료 유학을 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고 했다.
이곳 완리대학 노팅엄 분교는 건물 형태 역시 영국 본 대학과 같다. 본관 건물을 비롯해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이 캠퍼스 전체를 감싸고 있는 모양까지 똑같이 지어졌다. 학생들의 캠퍼스 생활 역시 영국 스타일. 노팅엄 대학의 경영이념과 똑같이 학생들은 축제 및 다양한 클럽활동을 즐긴다.
◆대학이념 자체가 '세계화'
1999년 농업기술대학에서 최첨단 대학교육의 첨병으로 부상한 완리대학은 이념자체가 '개혁, 개방, 세계화'. 한국의 계명대, 동양대, 배재대와도 학교간 자매결연을 맺고 교환학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이 칭화대(淸華大), 베이징대(北京大) 등 자국 내 유수 대학을 제치고 중국 내 유일한 독립법인 자격을 갖춘 노팅엄 대학을 유치한 것은 재단 이사장의 국제화를 향한 열의와 노팅엄 대학에서 학장까지 지낸 닝보 출신 양푸지아(楊福家) 총장의 역할이 컸다. 특히 양 총장은 지역 출신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 노팅엄 대학 유치의 절차를 간소화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세웠다.
완리대학 허지쥔(賀繼軍) 국제교류합작부부장은 "토지는 국가 소유, 건물은 완리대학에서 투자하고 경영은 노팅엄에서 파견된 총장에게 맡겨져 있다."며 "일반 대학보다 학비가 비싸지만 중국 내 부유층 엘리트 학생들이 모여 경쟁률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완리대학 캠퍼스 인근에는 완리대학 초대 이사장, 양푸지아 총장 등 중국내 닝보출신 저명한 학자 50여명의 동상을 세워둔 조형공원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또한 유치원, 초등학생들에게 본받을만한 인물을 구경하는 산 교육장소로도 유명하다.
중국 닝보에서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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