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구대표팀 '대만 신경전에 관심도 없다'

30일 대만과 결승이나 다름 없는 풀리그 1차전을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이 대만의 신경전에 전혀 개의치 않고 오직 승리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파 선수들을 총망라해 드림팀을 꾸린 대만은 영원한 라이벌 한국의 대회 3연패를 저지하고 이번 대회에서 기필코 우승하겠다는 열의가 대단하다.

특히 장치엔밍(요미우리), 궈홍즈(LA 다저스) 등 일본과 미국에서 주축 선발로 성장 중인 두 투수가 가세하면서 대만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더구나 이달 초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아시아 4개국 프로리그 챔피언 결정전인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대만의 라뉴 베어스가 한국의 삼성 라이온즈를 제압하고 결승까지 오른 터라 내친 김에 국가대표끼리 맞대결에서도 한국을 꺾자는 분위기가 일찍부터 형성됐다.

대표팀과 언론을 막론한 대만의 '한국 타도' 움직임은 28일 있었던 감독자 모임에서도 감지됐다.

이번 대회에 적용할 야구 규칙을 논의했던 이 자리에서 대만 언론은 '12초 룰'과 야간 경기시 선심 투입 문제를 두고 어이 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12초 룰'이란 주자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투수가 공을 잡으면 무조건 12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것인데 감독자 모임에 배석한 대만 언론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12초 이내에 신중한 투구를 할 수 있느냐"며 생떼를 썼다.

또 대만은 '야간 경기에 돌입하면 4심제에서 좌우 라인 선상에 심판 2명을 더 배치, 6심제로 운영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다른 5개국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안건에 대해 무척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두 주장 모두 일고의 가치가 없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종의 신경전으로 한국을 자극하려 했지만 김재박 감독은 대만의 요구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의연한 자세를 나타냈다.

김 감독은 이날 감독자 모임에서 예즈시엔 대만 감독과는 눈길 한 번 주고 받지 않고 승리를 향한 각자의 길을 갈 것을 몸으로 표현했다.

프로 선수 참가 이후 한국과 대만의 상대 전적은 6승6패로 호각세다. 30일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걸려 있는 일전에서 어느 한쪽은 패전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지난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 대만전에서 야구 인생의 가장 쓴맛을 봤던 김재박 감독이 '열사의 땅' 도하에서 깨끗히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국가 연주는 생략된다. 전광판이 가운데 펜스와 맞붙어 설계된 독특한 구조 탓에 타구가 전광판에 맞으면 당연히 홈런으로 인정되는 타구도 2루심의 판단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전망이다.

외야 펜스 밑에 공간이 많아 공이 박힐 경우 2루타로 인정된다. 연장전은 무제한으로 치러지되 5시간이 넘으면 경기 지속 및 서스펜디드 진행 여부를 추후 판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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