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아시안게임 체조에서 유럽 심판이 채점에 참가함에 따라 이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30억 아시아인들의 축제에 비아시아, 특히 유럽 쪽 심판이 '감 놔라 대추 놔라' 하기는 지난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체조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김대원 대한체조협회 기술위원장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한국대표 심판으로 참가하는 남승구 협회 심판부장 겸 한국체대 교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경기 전 있을 심판 모임에서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국제체조연맹(FIG) 소속으로 안마 종목에 있어 최고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헝가리인 이스트반 카락소니가 남자 기계체조 감독관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에글 아부루지니 이탈리아체조협회 기술위원장 겸 FIG 리듬체조 기술위원도 리듬체조 감독관으로 임명됐고 출전 선수가 없는 한국과는 큰 상관은 없지만 남녀 금메달 1개씩이 걸린 트램폴린에서도 독일 출신 호스트 쿤체가 감독관을 맡을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이 감독관에 그치지 않고 유럽심판을 이번 대회 각 종목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남 부장은 "7명 뿐인 FIG 남자 기계체조 기술 위원 중에는 일본인 가토 사와, 중국의 황리핑 등 아시안게임에 손색이 없는 심판들이 버티고 있는데 굳이 유럽 심판들이 아시안게임에 나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가토씨는 카락소니 감독관을 돕는 부위원장으로 지위가 격하됐다.
이는 마침 국제 대회 유치 경험이 없는 카타르가 아테네, 시드니올림픽 때 활동했던 해외 조직위원들을 데려와 이번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있는 것과 맞물려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체조계에서는 지난 40년간 아시아연맹을 좌우해 오던 일본의 세가 꺾이고 카타르가 내년부터 새 회장국이 되면서 이번 대회에서 그 첫 단계로 경기 외적인 새로운 볼거리 추구에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체조에서 유럽의 힘을 빌려 지형 변화를 꾀해보겠다는 뜻도 있는 것 아니냐는 설도 제기됐지만 중동 및 서남아시아의 기량으로는 아직 어림도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원칙적으로 아시안게임에 유럽 심판이 오는 것 자체가 썩 달갑지 않지만 워낙 강세인 중국과 일본에 맞서는 한국으로서는 심판 판정에 딱히 불이익을 볼 것은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특히 중국, 홍콩, 대만, 태국 등이 한 데 어울려 중국을 응원하는 처지에서는 유럽 심판이 이를 견제할 수 있기에 판정이 더욱 공정할 수 있다는 얘기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선수의 완벽한 연기 외 심판의 배점이 메달 색깔을 결정 짓는 데 큰 구실을 하는 체조에서 유럽 심판의 가세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지, 이변이 연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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