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청와대 만찬 제의 거절,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및 임기중 사퇴 가능성 시사 발언 등으로 열린우리당과 청와대의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당내의 친노계는 '당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함으로써 당·청 균열이 당내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29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당·정·청이 생산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하지만 최선의 방법은, 앞으로 정치는 당이 맡고 정책은 당·정·청이 분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청와대는 정치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는 당 지도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배수진'을 치며 던진 탈당 가능성 승부수(?)도 외면한 채 당의 기조는 그대로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8일 심야에 열린 긴급 비상대책위원 회의도 기조는 같았다. 2시간에 걸친 회의 뒤 박병석 의원은 "정기국회까지는 이런 문제(대통령의 탈당)가 불거지는 것이 나라를 위해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정기국회'라고 조건을 달은 데 있다. 정기국회 이후의 탈당 가능성은 염두해 두고 있다는 말로도 풀이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선 '지도부가 조만간 노 대통령을 만나 담판 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이 오는 3일부터 10여일 간의 일정으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이 예정돼 있어 시기적으로도 출국 전에 매듭을 짓자는 여론이 적지 않다.
이같은 당·청 균열 분위기를 놓고 친노 인사들은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지도부는 뭐했느냐?"며 김 의장을 비롯한 비대위원의 해산을 촉구하고 나섰다. 친노 인사들은 "정기국회 법안처리를 위해 야당과 싸워할 전력을 청와대에 사용하고 있다."며 "당이 민생법안을 잘 처리했다면 대통령이 이렇게 비난받을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갑원 의원은 28일 "김 의장 체제의 비상대책위원회를 당장 해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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