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당적 포기 및 임기중 사퇴 가능성 시사 발언에 대해 여·야와 대선 주자들은 민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내년 대선, 그리고 이에 앞선 정계개편 정국에 메가톤급 변수가 될 수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기 중 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정치권을 통째로 뒤흔들 수 있는데다 향후 정국을 짙은 안개 속으로 몰아넣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와 대선주자들의 기존전략이 무력화될 수도 있는 것. 정치권의 전반적인 기류가 "대국민 협박"이라는 등 임기 관련 발언에 제동을 거는 쪽으로 쏠리는 점도 이 같은 기류와 맞닿아 있다.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임기 중 하차할 경우 대선을 6개월 이내 치러야 해 열린우리당은 당 전열 재정비에 비상이 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당내 유력 대선주자들 간의 이해가 맞설 때는 내분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당내 입장정리도 이뤄지지 않은 채 정계개편 정국에 휩쓸리게 된다면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통합신당파와 친노 인사들을 축으로 한 재창당파간의 주도권 다툼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다. 정계개편 정국이 어디로 튈 지 가늠하기 어렵게 된다.
민주당에서도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장악함으로써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겠다는 기존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 게다가 대선 및 정계개편 전략을 놓고 전남을 세력으로 한 한화갑 대표와 전북을 기반으로 한 정균환 부대표간의 갈등이 표출된다면 내분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고, 결국에는 다른 당에 흡수·통합될 가능성도 우려해야 할 처지인 것같다.
한나라당에서는 대선 체제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채, 특히 후보경선 방식 등에 대한 당내 입장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 대선주자들 간 경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게 될 수 있어 당내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이 과정에 정계개편론까지 끼어들게 되면 당은 더욱 흔들리게 되고 대선전망은 어두워질 수도 있다.
또한 탄핵역풍 '악몽'이 임기 중 사퇴 역풍으로 재연될 가능성도 우려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이명박 전 서울시장·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대선주자들이 "남은 임기동안 국정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도 이같은 기류들과 무관치 않을 것 같다.
또 다른 대선 주자인 고건 전 총리 역시 같은 입장을 밝혔는데, 정계개편 정국과 맞물린 자신의 구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향후 정국이 급변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등 3김(金)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입지는 그만큼 커질 수가 있으며 결국, 지역주의 정치행태까지 노골화될 것이다.
노 대통령이 도중 하차보다 탈당 쪽을 택할 경우엔 정계개편 정국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한 여권에서는 방법론과 주도권을 놓고 세 대결을 벌이게 될 것이고, 한나라당은 이에 맞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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