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와 이동국(27)이 내년 3월 말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잔류와 이적 사이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때문에 구단 측과 이동국 모두 정규시즌보다 더 뜨거운 겨울을 보내게 됐다. 양측 모두 "자존심을 건다."는 입장이어서 쉽게 결말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축구계의 대체적 견해다.
▶국내 최고 대우를 원하는 이동국=이동국은 독일에서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시즌 막판 팀에 합류해 3경기에 출전,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현재 서울의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재활훈련을 겸한 몸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그는 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은 완전 끊고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포항 구단측은 "이동국이 구체적인 몸값보다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선수 대우를 해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국의 올시즌 연봉은 5억4천만 원. 여기에다 출전수당과 승리수당을 합치면 그의 수입이 된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중 부상으로 경기출장 횟수가 적어 연봉이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구단 측은 병원치료비 등 관련 비용을 구단에서 부담했기 때문에 본인의 수입은 줄었겠지만 구단 부담액은 지난해와 별 차이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동국이 적어도 국내 무대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선수지만 그의 연봉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 아니라는 사실. 이동국의 연봉은 이천수(울산), 송종국(수원)보다 적고 김남일(수원)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이적에 반대하는 구단=구단 관계자들은 '이동국 문제'가 나오면 한결같이 "자존심이 걸렸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동국은 포항제철동초등-포철중-포철공고를 졸업한 이력에서 보듯 포항구단이 만들고 키운 '프랜차이즈 스타'이기 때문에 그를 다른 구단에 내주는 것은 명문구단의 자존심을 구기는 것이라며 그의 국내 이적을 반대하고 있다.
구단측은 이동국이 대우가 훨씬 나은 해외 명문구단으로 간다면 말릴 일이 아니지만 국내 타구단으로의 이적은 구단의 명성에 먹칠하는 것이라며 그를 잔류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의 연봉에 대해 한 때 다른 구단에서 이동국 영입비용으로 20억, 30억 원설이 흘러나왔지만 이런 무리한 정도가 아니라면 이천수, 송종국 수준 정도의 대우를 해주겠다는 방침이다. 10억 원대의 연봉을 제시하겠다는 의미인데 이동국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또 하나의 변수는 모기업인 포스코의 움직임. 포스코는 과거 홍명보나 황선홍 때처럼 대스타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구단 측과 협의하고 지침을 마련해 내려보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동국의 거취에 대해서도 잔류쪽으로 개입할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포항 구단은 내년 1월 7일 선수소집 이후 재계약 문제를 거론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동국의 거취는 최소한 내년 1월 말 이후에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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