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와 함께 생산되는 천연가스는 수송이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1870년 미국 블룸필드에서 세계 최초로 천연가스 수송이 시도됐지만 실패로 끝났다. 1930년 미국에서 가스 폐기에 관한 엄격한 규제가 실시될 때까지 천연가스는 그냥 방출하거나 소각돼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가스 수송이 본격화된 것은 철관을 나사로 연결하는 기술이 개발된 이후부터다.
○…1900년 세계 전체 에너지의 3.2%에 불과했던 천연가스는 1960년대 초 34%까지 비중이 높아져 석유와 함께 대표적인 에너지원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1960년 이전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 나라는 미국(75%)과 소련(11.6%)이었다. 투자비가 막대해 석유 생산에만 관심이 쏠리면서 천연가스는 찬밥 신세였다. 하지만 1970년대 에너지 파동 이후 급격히 생산이 늘면서 현재는 '천연가스=무기'로 인식될 정도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즈프롬이 내년 천연가스 가격을 14% 인상하겠다며 유럽을 압박하고 있다. 올 초 러시아는 가스값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에 가는 천연가스 공급을 일시 중단, 유럽에 천연가스 파동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수입의 40%, 원유의 3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세계 가스'오일업계 거물인 페라이든 페샤라키 박사는 한국의 에너지 安保(안보)와 관련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석유가 아니라 천연가스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2004년 발표한 석유'천연가스 수요 전망이 잘못돼 향후 몇 년간 매년 250만t의 천연가스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DJ정부 시절 러시아 천연가스를 중국'북한을 거쳐 수송하는 위험천만한 방안을 추진, 한국의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는 게 분석이다.
○…잘못된 가스 계량으로 도시가스회사들이 不當(부당) 이윤을 취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민간단체에서 가스의 온도'압력을 측정하는 온압보정기를 따로 설치해 조사한 결과 7% 더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쓰지도 않은 가스요금을 소비자들이 더 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스회사들은 민간업체가 만든 온압보정기를 인정하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어 公憤(공분)을 사고 있다. '계량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소비자 권리를 무시하는 도시가스사들은 언제까지 부당요금을 빨아먹는 블랙홀이 될 것인가.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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