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은 UN이 제정한 세계 AIDS의 날이다. AIDS가 처음 알려진 것은 1981년으로 주폐포자충 폐렴, 카포시 육종과 같은 기회질환들이 후천적으로 면역결핍이 생긴 환자에게 나타나면서 시작되었다.
1981년 최초 발견이후 죽음의 병으로 알려졌던 AIDS는 치료제의 개발에 의해 더 이상 당장 죽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병이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많은 AIDS 환자가 일반인의 잘못된 지식과 선입견으로 인해 차별과 멸시를 받고, 심지어 의료인에게서도 조차 진료를 거부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AIDS 환자는 여전히 고통스럽고 죽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통스러운 것은 신체적 고통보다는 사람들의 시선과 반응이었고 성생활등의 사생활 추궁, 가장 가까운 친구나 친지로부터의 결별 등의 심리적 고통이었다. 또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빈곤으로 내몰린 경우, 의사나 간호사가 진료를 거부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등 사회적 차별로 인해 감염인들이 겪는 물리적 고통 또한 만만하지 않다. 그리고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AIDS 환자도 자신의 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치료를 포기하고 자포자기하여 치료 기회마저 잃어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AIDS는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으며, 혈액이나 정액에 직접 접촉하는 경우에만 전염되므로, 직장에서나 사회로부터 격리가 필요한 질환이 아니다. 또 AIDS는 이전에는 진단받으면 사형선고를 받는 것 같은 것이었으나, 1987년 지도부딘(Zidovudine)이 미국 FDA에서 처음으로 AIDS 치료 약제로 공인받은 이후 치료 방법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하였고 마침내 항 HIV약제를 3가지 이상 동시에 투여하는 강력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reatment, HAART)이 도입된 1996년 이후부터 환자는 면역능력을 회복해 기회감염증이 걸리지 않게 되었다. 이때부터 HIV 환자의 예후가 크게 개선돼 당장 죽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병이 아니고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AIDS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갖게 된 것은 HIV 환자를 시한폭탄처럼 여기는 정부시책과 오도된 정보를 배포하는 언론의 잘못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우리 모두 더 이상 AIDS를 죽음의 병, 천하의 몹쓸병으로 여기는 마음 자세를 버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AIDS 환자를 감싸는 마음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환자들은 더 이상 AIDS를 죽음의 질환으로 여기지 말고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으로 여기고 적극적인 치료받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겠다.
류성열(계명대 동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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