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류엑스포 개막식, 해외 여성 팬들로 '북적'

"단 한 번이라도 용준씨를 볼 수 있다면"

29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류엑스포 인 아시아' 개막 행사는 한 마디로 배용준을 보러온 아시아 팬들의 집결 무대였다. 이 행사 홍보대사인 배용준을 보러 온 일본, 중국, 홍콩, 대만의 여성 팬 2천여 명으로 행사장은 북적댔다.

2천여 명 중 80%는 일본의 중년 여성들로 이들은 한류엑스포를 관람하는 일정이 포함된 일본 현지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구입해 서귀포를 찾았다.

2박3일 또는 3박4일 일정의 이 패키지 가격은 20여만 엔(160여만 원). 다른 한국 여행 상품에 비해 월등히 비싸지만 일본 여성 팬들은 '욘사마'의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이 정도 비용은 아깝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오전에 진행된 개막식부터 오후 축하 공연까지 배용준이 모습이 보일 때마다 비명을 지르며 행복해 했다. 개막식에서는 이들의 떠나갈 듯한 함성에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환영사가 묻혀 버릴 정도였다.

개막식 직후 배용준이 한류엑스포 조직위 관계자들과 컨벤션센터를 둘러 볼 때엔 해외 팬들이 배용준의 옷자락이라도 잡으려고 달려드는 바람에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호원들이 팬들을 밀어 내고 배용준을 엘리베이터에 간신히 태웠지만 팬들은 비상계단을 달리며 배용준을 '추적'했다.

이정현, SG워너비, 채연, M(이민우) 등이 함께 꾸민 개막 축하 공연 역시 배용준을 위한 자리였다. '러브 용준(Love Yong Joon)' '배용준 사랑해요'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현수막을 든 관객들은 아예 '욘사마'라는 일본식 호칭을 버리고 "용준씨"를 연호했다.

배용준이 행운권을 추첨해 관객들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순서에서는 무대에 올라온 관객들이 배용준을 덥석 끌어안기도 했다.

수많은 여성 관람객을 위한 주최 측의 노력도 있었다. 남자 화장실 입구에 '여자만 이용하시오(Only Woman)'는 문구가 적히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27∼30일 3박4일 일정으로 서귀포를 찾았다는 사이토 치사코(53·여·후쿠오카)씨는 "전시장에서 배용준과 눈이 마주쳤는데 나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꿈만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유방암을 앓고 있다는 아사다 고우세이(43·여·교토)씨는 "암 판정을 받고 모든 것을 포기했는데 배용준씨가 유방암 퇴치를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에 참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얻었다"며 "그 뒤 병도 호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치코(60·요코하마) 씨는 "배용준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며 소녀처럼 한껏 들뜬 표정을 지었으며, 다카하시 마리(45·치바) 씨는 "배용준에게는 빨려들어갈 것 같은 영혼이 있다"며 그를 추켜세웠다.

배용준 팬들의 여전한 열광적인 태도는 한류 스타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스타에 대한 의존도가 강한 한류 열풍이 곧 사그러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이들 앞에선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한류엑스포 인 아시아는 이날부터 내년 3월10일까지 컨벤션센터에서 100여일 동안 계속된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