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과 임용시험에 영어 말하기· 듣기 능력 평가가 포함되지 않아 영어교사들의 실력이 검증되지 못하고 있다.또 교사 임용 후에도 제대로 된 말하기 및 듣기 교육 연수가 이뤄지지 않아 '영어 교육'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주호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영어 교사 1천600명 중 2.6%인 43명만이 영어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중등임용시험의 경우 지난 1991년 교원임용시험이 처음 실시된 이후 지금까지 영어 문법과 교육학 등 이론 위주의 시험만 치러지고 있기 때문이란 것. 영어교육학, 영어학, 영미문학 등 문법과 교육학 중심의 서술형 시험으로 이뤄져 있는 1차 필기시험에 이어, 2차 실기시험은 영어 말하기·듣기 능력을 평가하도록 돼 있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5분간 진행되는 수업 실연을 통해 평가하고 있어 실력 검증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서울시와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1차 필기시험에서 영어 답변 비율을 80%로 상향, 의무화하고 면접과 수업 실연 또한 모두 영어로 진행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 임용시험 수험생들이 지방으로 몰리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지역의 영어교육학 대학원을 졸업한 김모(29·여) 씨는 "어차피 사범대학을 졸업하지 못해 지역 가산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시험이 쉬운 지방으로 옮겨 지원했다."며 "날로 높아지는 경쟁률 탓에 지방에서 시험을 치는 친구들이 적잖다."고 말했다.
홍경선 대구 일반계고 학부모연합회 회장은 "학부모들 사이에선 영어듣기 공부는 무조건 학원에서 한다는 말이 떠돌 정도"라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공교육이 학생들을 사교육시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교육부 한 관계자는 "2009년부터 영어교사 임용시험에 영어논술, 듣기, 영어수업 실기 시험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또 2007년부턴 매년 1천 명씩 2015년까지 1만 명의 영어교사를 대상으로 심화연수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현미 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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