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자회담 '순조로운 재개' 기대한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미 예비회담이 이틀 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지만 별 소득이 없는 모양이다. 미국 측이 핵 시설 동결 등 북핵 廢棄(폐기)와 관련한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들을 제시했으나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계좌의 조속한 동결 해제와 에너지 지원 등 가시적인 조치와 함께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를 되풀이했다. 북'미 대표가 15시간 동안 머리를 맞댔음에도 발표문 하나 없이 끝난 것은 6자회담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렇다고 6자회담의 재개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성싶다. "당당한 지위에서 아무 때든 회담에 나갈 수 있다"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副相(부상)의 발언에서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달라진 입장을 읽을 수 있다. 국제사회의 인정과는 관계없이 '이제 우리도 핵 보유국'이라는 북한의 자만심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다행한 것은 미국의 대북 정책의 변화다. '핵무기를 폐기할 경우'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지난 18일 베트남 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한국전 終戰(종전)선언에 공동 서명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간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을 '악의 축' '폭군' 등으로 불렀으나 이제 협상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한반도의 평화 기조가 깨지고 破局(파국)으로 치닫지 않기를 원하는 한국민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대북 정책기조의 변화는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와 이후 원만한 협상 과정까지 길은 멀다. 우려되는 대목은 북한이 6자회담을 빌미로 얻을 것은 다 얻고 핵 폐기를 履行(이행)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고약한 상황을 맞지 않도록 미국'중국과의 공조 등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한반도 긴장 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결코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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