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까지 갤러리 분도(053~426-5615)에서 열리는 '류재하전'의 전시작은 일반적인 영상작품과는 다르다. 류 씨의 작품에서 영상은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미지·음향 외에도 그는 오브제에 대한 탐구를 끊이지 않고 항상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 작품에 접목해왔다.
최근 류 씨의 관심은 돌과 금속이다. 거대한 원석(전시장에 들여놓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는 후문)과 모니터를 둘러싼 차가운 금속이 보여주는 영상은 원시와 첨단의 극단적인 만남이다. 이는 곧 정지된 것(靜)과 움직이는 것(動)의 관계이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의 혼재이기도 하다.
금석(金石)의 무거운 물성과 비디오의 가벼움도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회귀본능을 표현한다."고 했다. "오브제 속의 디지털 회화를 이용해 이상향을 꿈꾸고 있는 듯한, 몽환적이고도 아득한 풍경 이미지를 찾고 있다."고도 했다.
전시를 기획한 박소영 관장은 "이러한 이질적인 매체의 결합 속에서 현재가 과거로 또는 미래로, 역행과 순행을 거듭하면서 시간의 통시성이 파기되고 독특한 매체예술의 시공간이 탄생한다."고 평했다. 어두운 전시공간에서 관람객은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작가가 탐구하고 있는 매체예술의 뜻을 놓쳐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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