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00자 읽기-김지운의 숏컷

김지운 지음/마음산책 펴냄

김지운은 자신의 언어를 가진 영화감독이다.코미디('조용한 가족' '반칙왕')를 시작으로 호러('장화, 홍련'), 누아르('달콤한 인생'), SF('천상의 피조물') 등 종횡무진하며 자신의 언어를 필름에 채색해 내고 있다. 또 그는 글도 잘 쓴다. 첫 번째 산문집인 이 책에서도 유려한 문체에 내용도 경쾌하고 재치가 넘친다.

'전직 대통령들이 TV에 나와 말씀하는 걸 보면 그들의 멱살을 잡고 "제발 말을 해! 말을 하란 말야!"라고 다그치고 싶다'고 했다. 말에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1부는 그의 일상과 인생관, 유년기의 학창시절을 두루 파악할 수 있는 에세이 25편이 수록돼 있고, 2부에는 최민식, 김혜수 등 배우론과 영화평, 'DVD여행'이 담겨있다. 3부에는 '달콤한 인생' '장화, 홍련' 제작기와 '반칙왕' '조용한 가족'에 대한 글을 실었다.

'하루키가 말했다. '숏컷'에는 세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나는 '짧게 베인 상처' 또는 '지름길', 또 하나는 영화의 짧은 컷.' 종이에 베일 듯한 유쾌함이 묻어나는 책이다. 272쪽. 1만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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