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아버님께서 보내주신 김치냉장고

11월 초 아버님의 생신이었습니다.

잘하는 건 아니지만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는 떡이며, 고기요리, 약밥 등을 만들었습니다. 예전엔 외식을 했을 테지만 아버님께서 당뇨가 있으신 관계로 음식은 집에서 만든 것만 드시게 되었답니다. 저희 부부가 일하러 나가는 바람에 멀리 안동에서 오셔서 며칠을 지내시면서 손자, 손녀 보며 지내시다가 얼마 전 내려가셨답니다. 그런데 가시고 그 다음날인가 저희 집에 김치냉장고가 배달이 왔습니다. 시킨 적이 없어 황당해 하다가 배달시킨 사람을 보니 아버님 성함이더군요. 갑자기 너무 황송하고 감격스러워 눈물이 났답니다. 그리고 더 잘해 드리지 못한 게 후회가 되고 죄송스러웠답니다. 말씀은 안 하셔도 며느리를 이렇게 사랑해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무척 행복했답니다. 올해부터는 제가 김장을 담가 시어른들께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머님 아버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이민주(대구시 북구 태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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