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탁구여왕' 3명이 제15회 아시안게임이 열린 '열사의 땅' 도하에서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
정현숙(54) 한국 선수단장과 현정화(37) 여자대표팀 감독, 양영자(42) SBS 해설위원은 2일(한국시간) 밤 탁구 여자단체전 준결승이 열린 카타르 도하 시내 알아라비 인도어홀에서 후배들의 경기를 관전했다.
하지만 앉은 자리는 전혀 달랐다. 단양군청 여자팀 감독이면서 여성으로 사상 처음으로 선수단을 이끌게 된 정현숙 단장은 조배숙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을 수행해 귀빈석에 자리를 잡았고 현정화 감독은 중국과 4강전에서 벤치를 지켰다.
1980년대 말 세계 최강의 복식조로 이름을 날렸던 양영자 해설위원은 결승전 TV 중계를 앞두고 해설자석에서 이유성 MBC 해설위원, 안재형 KBS 해설위원과 경기를 분석했다.
정현숙 단장과 함께 19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대회 때 '사라예보 신화'를 창조했던 이에리사(52) 태릉선수촌장 겸 선수단 총감독만 빠졌다.
현 감독과 양영자 해설위원은 지난 19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대회와 1988년 서울올림픽 때 복식 금메달을 합작했던 '황금 콤비'였다.
정 단장이 선수단장 중책을 맡자 대신 SBS에서 마이크를 잡게 된 양 해설위원은 경기 직전 연습장을 찾아 현 감독과 선수들을 격려했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경기를 보겠다고 현 감독을 안심시켰다.
현 감독도 몽골로 선교 활동을 떠났다 1년6개월여의 안식년 휴가를 얻어 해설가로 깜짝 변신한 언니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양 해설위원은 이어 선수단 임원들과 함께 탁구장을 찾은 정현숙 단장과도 만났다.
정 단장이 다른 종목 선수 격려를 위해 경기 중 인도어홀을 떠나는 바람에 3명이 동시에 한 자리에서 이야기 꽃을 피울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서로 다른 모습으로 이국만리에서 만난 탁구 여왕들은 도하의 정겨운 재회가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