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안게임> 17세 총잡이 유재철 '희망을 쏘다'

'고교생 총잡이' 유재철(17.대전체고 3년)이 한국 소총에 희망을 던졌다.

유재철은 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사격장에서 열린 도하아시안게임 남자 10m 공기소총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각각 은, 동메달을 한개씩 목에 걸었다.

기대했던 금빛 총성을 울리지 못했지만 결선 합계 697.9점을 쏴 한국 선수단에 개인전 첫 메달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격대표팀은 이번 대회 남녀 소총에서는 중국의 압도적인 강세에 밀려 금메달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유재철은 다크호스로 꼽혔다.

어린 나이로 국제대회 경험은 부족하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재철은 지난 7월 말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주니어 대표로 출전해 10m 공기소총에서 592점으로 개인전 7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또 고등학생이지만 올해 국내 5개 대회 성적을 종합해 매긴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 채근배(36.기업은행), 김혜성(20,동국대) 등 선배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 10월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한 뒤에는 가늠자를 보는 자세 등 기본적인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고서 정신적으로도 한층 성숙했다.

유성중학교 1학년 때 호기심으로 총을 처음 잡은 유재철은 집중력이 뛰어나고 위기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키 160㎝, 58㎏의 작은 체구지만 결단력도 나이답지 않게 뛰어나다.

한국 소총이 세계 최강 중국에 밀리고 엷어지는 선수층, 국제대회 복장규정의 강화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현실에서 유재철은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유재철은 이날 본선에서 시원시원하게 격발하면서 596점을 기록해 전체 2위로 본선을 통과했고 결선을 합둔 5분간의 연습사격에서는 한발에 10.6점, 10.7점 등의 높은 점수를 잇따라 쏘면서 금메달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막상 결선에 들어가자 긴장한 탓에 101.9점에 머물러 3위로 내려앉았다.

유재철은 "아쉬움이 크다. 연습에서는 잘 쐈는데 실제 결선에 들어가서는 욕심이 생기면서 긴장이 됐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상순 사격대표팀 공기권총 코치는 "(유)재철이는 침착한 경기운영 능력이 돋보이고 기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아시안게임에서도 제 실력을 충분히 발휘했고 앞으로 한국 소총을 짊어질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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