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에서 대만과 일본에 연패한 뒤 위신이 바닥까지 떨어진 한국 야구가 책임 공방을 놓고 '네 탓이오'를 외치는 꼴불견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가대표 사령탑 김재박 감독은 이번 대회에 출전을 거부하거나 회피한 프로 최고 스타들을 원망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 등은 투수교체 실패를 비롯해 전술상 실수를 거듭한 감독의 책임이 더 크다는 태도다.
김 감독은 3일(한국시간) 필리핀전을 마치고 "앞으로 국제 대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최고 선수들을 끌어 모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대표팀 차출에 응하지 않았던 일부 선수들을 겨냥해 서운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이번 대표팀 코칭스태프 및 선수 구성은 김재박 감독이 전권을 휘둘렀고 비록 해외파와 국내 포지션별 최고 선수 가운데 일부가 빠지긴 했지만 김 감독이 '작전 야구'를 펼치기에는 좋은 멤버로 구성됐다"고 평가한 바 있어 '도하 참변'의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태에 분노한 야구팬들은 투지 부족과 집중력 해이로 참패를 자초한 선수들을 비판의 중심에 세워 놓고 있다.
또 프로 각 구단의 이기주의로 인한 각종 규제 탓에 선수 수급과 대표팀 구성이 난항을 겪고 결국 한국 야구의 전반적인 체질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선수와 구단을 싸잡아 비판한 견해도 있다.
이번 대표팀은 병역 미필자 14명, 군필자 8명 등 22명으로 구성됐는데 항상 국제경기에서 후배들의 병역 혜택을 위해 결정적인 한 건씩을 해결해 주던 군필자 선배들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전반적인 부진으로 이어졌다.
선배 야구인들은 소속팀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국제 경기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스타급 선수들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열심히 뛰지 않고 이기겠다는 근성도 사라졌으며 집중력 또한 대만과 일본 선수들에 비해 훨씬 부족했다는 게 비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 야구는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었고 이제 아시아 변방으로 추락한 이상 정상권에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야구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떨어졌는지 후회스럽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연말·연초부터 한국 야구를 살리기 위한 적극적이고 전방위적인 노력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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