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화두를 담은 참신한 작가정신과 사회의 부조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역동적인 작가의 메시지가 아쉽다." 신춘문예 심사위원인 작가 김원우(계명대 교수) 씨가 해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기성 작가나 독자들이 신인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이전의 문학인들에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과 시각이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 신춘문예 출신인 소설가 박희섭 씨도 "기성 문인의 작품을 모방하기보다는 신선한 시각과 젊은 감각의 문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모순된 현실과 치열하게 대결하고 고민하는 작가정신이나 문제의식에 대한 기대감이다.
예심을 맡은 적이 있는 소설가 엄창석 씨는 "첫 대목에 대한 부담감이 자칫 경직된 표현이나 과도한 비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인터넷 글에서 자주 나타나는 불필요한 행간 띄우기도 눈에 거슬렸다"고 덧붙인다.
지난해 심사위원인 정호승 시인은 "먼저 시의 완성도가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익숙한 표현이 아닌 자기만의 목소리를 담아달라"고 주문했다. 매일 신춘문예 출신인 안도현 시인의 "신춘문예는 하나의 통과의례일 뿐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라는 말도 새겨둘 만 하다. "정신은 없고 코스츔(Costume)만 있다"는 어느 시인의 지적도 주목된다.
지난해 신설된 수필 부문은 그 저변 만큼이나 응모작도 많다. 이에대해 문학평론가 신재기 교수(경일대)는 "수필은 결코 자기 체험담이나 수기 또는 신변잡기가 아니다"며 '문학적인 형상화'를 강조한다. 정혜옥 대구수필가협회장도 "작문과 수필은 다르다"며 "시와 소설 쓰기에 상응하는 문학정신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나아가 가족이나 자연 또는 일상사에서 무난한 소재를 찾아 서정성이 강한 수필 쓰기에만 치우칠게 아니라, 사회성이나 주제에 무게가 있는 실험적인 글도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시대의 이면에 감추어진 근원적인 문제들과 치열하게 대결하면서 그 극복 가능성을 타진하고 개진하는 작품이 아쉬운 것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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