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빛물살' 박태환은 역전의 명수

제15회 아시안게임 경영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마린보이' 박태환(17.경기고)은 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경기 때 마다 역전 드라마를 쓰기 때문이다.

4일 새벽(한국시간) 금빛 낭보를 전한 박태환은 올해 열린 국제 대회에서 아시아 지역 라이벌인 장린(중국)이나 마쓰다 다케시(일본)와 줄곧 맞붙었는데 모두 막판 뒤집기로 짜릿하게 우승을 안았다.

지난 8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에서 열린 범태평양 수영대회.

첫 경기였던 자유형 200m에서 박태환은 50m를 26.03초에 4위로 끊은 뒤 100m 지점에서는 53.70초로 6위에 처졌지만 150m에서 1분21초11로 5위로 따라붙은 뒤 마지막 50m에서 힘차게 물살을 헤쳐 1분47초51로 결승패드를 찍어 장린(1분47초59)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며 은메달을 따냈다.

대회 자유형 400m에서 아테네 동메달리스트인 클레트 켈러(미국)마저 따돌리고 우승할 때는 더욱 극적이었다. 200m 지점까지 3위로 헤엄치던 박태환은 250m에서 장린을 젖히고 켈러를 바짝 뒤쫓았고 마지막 50m에서 아껴놓았던 힘을 분출하며 불쑥 앞서나가 2위 장린에 무려 1.35초나 앞선 3분45초72로 골인했다.

1,500m 결선에서도 역전은 계속됐다. 500m 지점에서 5위로 처진 박태환은 꾸준히 페이스 조절을 하다 1,000m 턴을 할 때 에릭 벤트(미국)에 이어 2위로 치고 나가며 선두권에 합류했고 마지막 100m를 남겨놓고 선두로 나서며 우승했다.

4일(한국시간) 도하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결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박태환은 100m 지점까지 장린에 뒤졌지만 이후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며 물 위를 미끄러지듯 타고 나가더니 150m 지점에서 선두로 나서면서 마지막 마지막 50m를 역영,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이 이처럼 막판 스퍼트로 역전 우승을 할 수 있는 건 빼어난 지구력 때문이다. 지구력이 좋아 하루에 6시간 이상을 훈련하는 '연습벌레'로 소문이 났다.

앞으로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이 치러야할 자유형 400m와 1,500m는 지구력을 이용한 페이스 조절이 가장 중요한 중.장거리 종목. 박태환의 타고난 지구력은 아시안게임 3관왕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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