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문조사 '파문'…열린우리당 미래 어떻게 되나?

최근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의원 전원을 상대로 실시하는 당·청 관계, 정계개편 방향 등에 관한 설문조사가 당 진로에 새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사다.

현재 신당파는 이번 조사를 통해 여당내 다수를 점하는 신당의견을 수치로 보여줌으로써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파에게 세를 과시한다는 의도인 반면, 친노 진영은 '통합신당 창당을 위해 여론몰이에 나선 꼼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당의 설문조사 결과에 앞서 4일 언론사들이 앞다퉈 보도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당창당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 언론에 따르면 여당의원 61명 중 33명이 신당 창당을 원한 것으로 나타났고, 또 다른 언론사 조사도 70% 이상이 찬성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되는 친노파는 오는 8일 중앙당사 앞에서 전국 당원대회를 갖고 신당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위를 구성키로 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따라서 친노 인사들의 탈당이 현재 거론되는 정계개편의 제 1시나리오로 부상되고 있다. 노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정치질서를 재편한다는 것.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들의 반발은 집단탈당이 전제가 아니라 끝까지 당을 사수한다는 주장이다. 숫적으로도 열세인데다 지도부의 '회유'도 걸림돌이다.

이와 관련, 김근태 의장은 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당내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양성을 존중해 합의하는 것"이라며 "당내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녹여내는 용광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해 친노파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것임을 시사했다.

제 2의 시나리오로 거론되는 통합신당론자들의 집단탈당도 현재로서는 어려워 보인다. 당내 다수인 통합신당파가 탈당할 경우, 당에 지급돼온 국고보조금의 중단과 비례대표 의원 23명의 거취 문제 등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만 당적을 버리는 또다른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친노파 의원들 중 일부도 '대통령의 탈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고 통합신당파는 대통령의 출당 요구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노 대통령이 끝까지 탈당 않을 경우에는 당내 양대 세력 간의 논란만 가중시켜 여권은 계속 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한편 이같은 분위기 속에 극단으로 치닫는 신당파와 친노파 간 갈등은 오는 13일을 전후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온갖 시나리오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노 대통령이 귀국하는 이날, 설문 결과를 의원총회에서 공개하고 청와대에 전달할 방침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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