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내내 가동하느라 제대로 손질 한 번 못했는데 이렇게 잘 정돈해 놨으니 내년 봄까지 안심할 수 있게 됐네요."
포항 신광면 우각 1·2리와 죽성 1·2리, 구룡포읍 삼정 1·2·3리 농민들은 요즘 농기계 창고를 들여다보면 웃음이 먼저 나온다.
지난 봄 논갈이 때부터 가을 추수를 마칠 때까지 쉬지 않고 가동한 탓에 만신창이가 된 농기구가 불과 며칠 만에 새것이나 다름없이 말끔하게 수리됐기 때문이다.이들 마을 농기계를 수리해준 사람들은 포항공단의 포철산기 직원들.
포스코에서 설비 정비를 주업무로 하는 이 회사 직원들은 지난달 말부터 근무 없는 평일이나 주말을 이용해 매일 7명씩 조를 짜 자매마을 돕기에 나섰다.
가장 시급했던 것이 경운기, 트랙터 같은 농기계 손질. 비용도 만만찮은데다 추수 이후 전문 수리점에 한꺼번에 주문이 밀리면서 대기시간도 길어져 농민들은 애를 태우고 있었던 터였다.
산더미만한 제철설비도 떡주무르듯 하는 포철산기 직원들의 손길이 잠시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고물 같아 보이던 농기계들이 새것으로 다시 태어났다. 용접기로 부러진 것을 다시 잇고, 헐거워진 나사는 조이고, 파손된 베어링은 갈았다. 내친 김에 녹슬어 방치돼 있던 대문까지 손질했다.
경운기 수리를 받은 우각리 주민들은 "이렇게 나와 우리 걱정을 덜어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고, 구룡포 주민들은 "다음에는 우리도 꼭 포철산기에 신세를 갚겠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연락달라."고 인사했다.회사 측의 전성채 과장은 "앞으로도 지역민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행사를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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