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의회 "개인사무실 양보못해"…예산 논란속 가결

대구시의회(의장 장경훈)가 시민들로부터 '호화의회'를 만든다는 비난(본지 11월 14일자 5면 보도)을 받아온 의원 개인사무실과 인턴보좌관제 도입과 관련해 개인사무실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인턴보좌관제는 사실상 포기키로 했다.

대구시의회는 4일 오전 확대 의장단회의를 열어 시의회 요청으로 대구시가 첫 편성한 인턴보좌관(일시사역인부) 내년도 임금 3억 1천700만 원을 이날부터 시작된 제 156회 정례회 예산안 심사에서 전액 삭감키로 했다.

그러나 대신 개인사무실 공사비 3억 9천만 원, 집기구입비 1억 9천300만 원 등 의원 개인 공간 마련 예산 5억 8천300만 원은 수정없이 원안대로 가결키로 했다. 시의회는 예산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장경훈 의장은 "인턴보좌관제는 분명 필요한 제도이다. 하지만 1인당 월 100만 원의 임금을 책정해 시의원들의 업무보조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도 있다."며 "시민들 사이에서도 반대여론이 많아 인턴보좌관제 도입을 유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장 의장은 또 "의원 개인공간 마련 예산은 의원들의 전문성 확보와 일하는 의회상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며 "일 할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 뒤 시민들의 냉철한 평가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의회가 시민여론을 의식해 개인공간은'취하고', 보좌관은'포기하는' 타협책을 내놓았으나 여전히 시민들은 물론 일부 시의원들 사이에서도 의원 개인공간 마련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적잖다.

한 시의원은 "일년 가운데 의회에 나오는 날보다 나오지 않는 날이 훨씬 많고, 사업 등 개인직업과 시의원직을 병행하는 의원들이 적잖은데다 내년 대선정국 때 소속 당 행사도 많은 현실에서 의원들이 개인사무실 자리를 지킬 지 의문스럽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시의원은 "개인적으로 집기 사용을 거부할 계획이다. 공간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도 의정활동 하는데 무리가 없다."며 "주변 조건보다는 의원들의 마음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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