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콰이콰이디 현장 닝보] ③열린 광장 문화

트인 공간에서 열린 마음(開心). 중국만의 광장(廣場) 문화다. 밤낮없이 춤을 추고 운동하는 생활주거 공간의 주요한 부분.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텐이광장(天一廣場)은 쇼핑, 만남의 중심지. 하이수구(海曙區) 중산광장(中山廣場)은 아침체조, 저녁댄스의 집결지. 그 외 6개구 곳곳에 200여 개의 크고 작은 광장 역시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젊은이의 해방구-텐이광장

텐이광장은 닝보시민들을 하나로 묶는 도심의 상징. 넓은 원형 광장을 중심으로 쇼핑센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이 놀 수 있는 오락실, 게임방, 나이트클럽 등이 모여 있다.

저녁시간때 음악분수쇼는 광장의 트레이드 마크.

오후 7시가 되면 분수들은 춤을 추기 시작해 광장 전체는 열린 음악회 분위기. 왈츠, 클래식, 미뉴에트 등 다양한 리듬의 음악에 맞춰 화려한 조명과 함께 분수들이 쇼를 펼친다. 음악분수쇼는 1시간동안 계속된다. 20여m의 분수가 양방향에서 포물선을 그리고 50여m의 장대한 분수가 하늘높이 치솟자 시민들의 환호성이 터진다. 2층 6단 12개 꼭지에서 360도 회전하면서 뿜어져 나오는 분수는 마치 물결무늬 오색드레스를 입은 무희(舞姬)가 춤추는 듯 했다.

광장에 나온 이들은 대부분 가족, 연인. 돌도 채 지나지 않은 아이와 함께 온 잉메이화(應美華·35·주부) 씨는 "나오기만 하면 흥겹고 지친 피로가 싹 가신다."며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흥이 난다."고 했다.

외국인도 적잖이 눈에 띈다. 영국에서 온 매트 다니엘(Mat Daniels·25·학원강사) 씨는 "유럽에서도 이런 화려한 분수쇼는 보지 못했다."며 "절로 사랑이 싹트는 즐겁고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감탄했다. 매트 씨를 데려온 후리샤(胡麗霞·25·여) 씨는 "회사 다음으로 자주 들르는 곳이 광장"이라며 "이곳에 오면 닫힌 마음이 확 트인다."고 했다.

◆서민들의 활력소-중산광장(공원)

'해 뜰 무렵 태극권, 해 질 무렵 무도회.' 닝보시 중산광장 밤낮의 모습이다. 넓은 공간에서 모두 함께 운동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중국인의 특징. 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광장이다.

오전 6시도 채 안된 이른 시간에 노인들이 중산광장 조형물 인근에 모여들어 태극권을 시작한다. 줄을 맞추고 열을 정비해 함께 여러 가지 동작을 펼치며 아침의 상쾌한 공기와 기를 충전하는 것. 하루의 마무리 역시 광장. 오후 7시쯤 중산광장 글씨가 새겨진 바위 앞 넓은 공간에는 야외 무도회장으로 변신한다. 리어카에 설치된 오디오를 중심으로 양쪽 스피커에서 음악이 울려나오자 남녀노소 할 것이 '쉘 위 댄스(Shall We Dance)?'.

광장과 붙어있는 공원은 서민들의 생활상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곳. 하루 30~40 위안(한화 약 3천900~5천200원)을 벌기 위해 이동식 구두닦이를 하고 하미과, 귤 등 값싼 과일을 판다. 공안(公安·경찰)이 갑자기 들이닥치면 재빨리 공원 안쪽으로 도망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잡지 않고 겁만 주기 때문.

3년째 구두를 닦고 있는 장라잉(張臘英·33·여) 씨는 "남편은 신문배달을 하는데 하루 100위안을 벌기 힘들다."며 "아들, 딸 두 자녀를 키우기가 무척 힘들다."고 토로했다. 쉬는 날이면 이곳을 찾는다는 주윈춘(朱云存·58) 씨는 "돈을 쓰지 않기 위해 이곳에서 산책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며 "공원 한쪽에 항상 책 읽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원 안에는 명나라 말 일개 서생에서 붓을 던지고 전쟁터로 나가 청나라에 대항한 장창수이(張蒼水) 장군이 살던 집을 개조한 사당이 있다.

중국 닝보에서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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